[단독] '일본의 이케아' 니토리 인천연수점도 폐점

2025-10-13

[비즈한국] ‘일본의 이케아’로 불리던 니토리가 국내 시장에서 좀처럼 입지를 넓히지 못하고 있다. 이달 말 인천연수점이 문을 닫으면서, 국내에 남은 니토리 매장은 불과 3곳뿐이다. 니토리는 국내 대형마트 시장의 부진에 마트 내 출점 전략을 포기하고, 쇼핑몰 내 소형 매장 출점으로 재기를 노리겠다는 방침이다.

#홈플 사태에 움찔, 마트 매장 정리

니토리가 홈플러스 인천연수점 폐점을 결정했다. 니토리 홈플러스 인천연수점은 이달 말까지만 영업을 이어간 뒤 문을 닫는다. 7일 방문한 인천연수점은 폐점을 앞둔 재고 정리가 한창이었다. 폐점 세일로 진열 상품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고, 진열대 곳곳의 빈자리도 눈에 띄었다. 한 방문객은 “평소 매장을 찾을 때마다 한산한 분위기이긴 했는데, 이렇게 빨리 폐점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인천연수점 폐점으로 국내 운영 중인 니토리 매장은 홈플러스 영등포점,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점, 커넥트현대 청주점 등 3곳만 남게 됐다. 니토리가 한국 진출 초기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던 ‘마트 내 매장’ 형태는 이제 영등포점 한 곳만 유지되는 셈이다. 니토리코리아 관계자는 “마트 내 입점 매장을 정리하게 됐다. 영등포점의 경우에도 (폐점)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확정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일본의 이케아’로 불리는 일본 최대 가구 브랜드 니토리는 2023년 11월 한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서울 이마트 하월곡점에 1호점을 열며 본격적인 국내 진출을 알렸고, 향후 10년 내 200개 매장을 오픈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함께 내놓았다.

니토리는 국내 진출 당시 ‘마트 입점’ 전략을 택했다. 이마트 하월곡점을 시작으로 홈플러스 영등포점·가양점·인천연수점, 이마트 화성봉담점, 홈플러스 금천점 등 대형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매장을 확장했다. 이는 도심 외곽에 단독 매장을 세우는 이케아의 방식과는 정반대의 전략으로 눈길을 끌었다.

오누키 케이고 니토리코리아 대표이사는 국내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마트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니토리까지 함께 방문해 쇼핑하는 방식을 유도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강점은 고객이 30분 내 도착할 수 있는 매장을 추구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니토리는 마트 내 입점 매장을 단계적으로 정리했다. 4월 이마트 하월곡점의 영업을 종료한 데 이어, 6월에는 홈플러스 금천점과 가양점이 문을 닫았다. 8월에는 이마트 화성봉담점이 철수했고, 이달 말 홈플러스 인천연수점까지 폐점을 앞두고 있다. 올해에만 5개 매장이 잇따라 문을 닫은 셈이다. 니토리 측은 “현재 출점 전략이 초기와 완전히 달라졌다”며 “대형마트보다는 쇼핑몰 등으로 매장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국내 대형마트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니토리의 전략 전환도 불가피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온라인 장보기가 확대되면서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가 줄었고, 숍인숍 전략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홈플러스 사태까지 겹치며 대형마트 채널의 한계가 뚜렷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니토리의 핵심 고객층인 1~2인 가구가 대형마트를 거의 찾지 않는다는 것도 실패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니토리 관계자 역시 “홈플러스 사태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다”며 “방문 고객 성향 등을 분석했을 때도 쇼핑몰 내 매장의 효율이 훨씬 높게 나타나 출점 전략을 전면 수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내년 초 신규 매장 오픈 “쇼핑몰 콤팩트 매장 출점”

니토리는 그간 유지해 온 대형 매장 중심의 출점 전략에도 변화를 준다는 입장이다. 1호점인 이마트 하월곡점은 약 900평 규모로 문을 열었고, 폐점을 앞둔 홈플러스 인천연수점 역시 매장 크기가 800평대에 달한다. 대부분의 매장은 다양한 가구와 생활소품을 한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500~1000평 규모의 대형 점포로 운영됐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의 온라인 쇼핑 선호도가 커지면서 대형 매장의 효율성이 떨어졌고, 이에 따라 니토리는 운영비 절감과 접근성 강화를 위한 ‘콤팩트 매장’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니토리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도 대형점보다는 콤팩트한 형태의 매장으로 전환하는 추세”라며 “국내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대형 매장을 정리하고, 앞으로는 콤팩트 매장 중심으로 출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니토리는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점과 커넥트현대 청주점을 새롭게 오픈했다. 두 매장 모두 대형마트가 아닌 쇼핑몰과 백화점 내 입점 형태를 취했고, 매장 규모 역시 200~300평 수준으로 이전보다 한층 소형화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가구 중심이 아닌 홈퍼니싱 제품과 소품 위주의 구성으로 매장을 재편하며 변화된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다.

니토리는 내년에도 이 같은 형태의 출점 전략을 이어가며 국내 시장에서의 재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니토리 측은 “내년 초 2개 신규 매장 오픈이 이미 확정됐다”며 “일부에서 제기된 한국 시장 철수설은 사실이 아니다. 당초 세운 10년 내 200개 매장 출점 목표를 유지하며, 꾸준히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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