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JA(일본농협)의 간편식 시장 대응방식

2025-01-02

최근 ‘일본농업신문’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셰어(점유율)의 탈환, 국산화의 실마리’란 제목 아래 젊은 1인가구 남성의 일주일간 식생활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식량자급률이 40%(열량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일본에서 바쁜 사람들의 식생활은 외국산에 더욱 기울어져 있을 것이란 문제의식에서다. 해당 신문은 가공식품·도시락·외식 등 주요 간편식에 일본 자국산 농축산물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취재했다.

도쿄도에 사는 아베씨는 부동산 회사에서 영업직으로 일하는 25세 청년이다. 시간에 쫓기는 아침은 빵·요구르트·과일주스가 단골 메뉴다. 빵은 저렴한 것을 대량으로 사서 냉동해 둔다.

주스를 고르는 기준은 영양가나 원료 원산지가 아닌 가격. 주스 주원료를 살펴보니 사과즙은 외국산이었다. 빵에 들어간 자국산밀 비율은 10%였고, 요구르트 원료엔 자국산 원유가 아닌 유제품도 사용된다. 아베씨가 먹은 햄버거·샌드위치에 들어간 양상추·양파·토마토 등 신선채소엔 아시아산·북미산이 있었다.

신문은 일본농협(JA)의 대응 방식도 소개했다. 먼저 농산물 가공형이다. 홋카이도의 ‘JA메무로’는 올해 일본에서 처음 개최한 ‘전국냉동채소어워드’에 출품한 콩으로 최고상을 받았다. 생산자와 농협 가공공장이 일체가 돼 수확에서 가공까지 단 4시간 만에 완성하는 공정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두번째는 품종 개량형이다. 기후현의 ‘JA히다’는 일본 최대 종묘업체와 함께 10년 전부터 더위에 강하고 가을에도 출하 가능하며 가공적성이 뛰어난 토마토 품종을 선보였다. 세번째는 산지형이다. ‘JA도마코마이광역’은 일본 최대 감자칩 생산업체와 계약재배해 감자를 생산하는 신흥 산지로 발돋움했다.

선별·포장 등 공동선별 비용이 들지 않고 수지 계산을 세우기 쉬워 농가 호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대비 중량·열량 기준 식량자급률이 모두 낮은 한국은 간편식 원료의 국산화율이 일본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산지농협의 대응으로 첫번째 사례에 주목하고 싶다. 왜냐하면 시장규모가 큰 가공분야를 아우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음식료품 제조업의 규모는 2021년 기준 113조1000억원으로 농업생산액(59조2000억원)의 2배에 육박한다. 더욱이 식사 해결을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1인가구, 즉 ‘나혼산족’이 최근 5년 새 29.3%에서 35.5%로 늘어난 만큼 가공식품을 포함한 간편식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전찬익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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