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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딥시크(DeepSeek)와 미국의 경제 정책 등으로 인한 쇼크는 우리 국민들이 쉬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이다. 이러한 사건들이 국가의 안보와 경쟁력 그리고 국민들의 생활수준에 직결되어 있음을 감안할 때, 이렇게 복합적인 난관에 대처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시급하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온 국가에 정치인들로 인한 소란으로만 가득 차 있다. 국민은 안중에도 두지 않은 채, 그들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조국을 가지려는가?
중국 고전 대학(大學)의 경1장(經一章)에 나오는 8조목(條目)은 고지욕명명덕어천하자(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 즉 '천하(天下)에 밝은 덕(明德)을 밝히고(明)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을 제시한다.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 (참고로 '평천하'는 뒤에 '천하평(天下平)' 이라는 말로 나온다는 점을 알려둔다.) 격물과 치지는 지성(知性)을 말한다.
성의는 배운 지혜를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를 정성(精誠)으로 닦아 행동으로 드러내는 것이며, 정심(正心)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적당한 때에 올바른 수준과 방법으로 나타내는 감정(感情)과 연관되어 있다. 사람됨이 이 정도가 되어야 수신(修身)을 논할 수 있고 자신의 가정과 주변을 가지런히(齊家) 할 수 있으며, 비로소 치국(治國)의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디어를 통해서 관찰되는 대한민국 정치인들의 품격은 무릇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하는 수준을 넘어버렸다. 공자(孔子)가 말한 인(仁)이나, 맹자(孟子)의 사단(四端)(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 중 어느 하나도 그들로부터는 찾아볼 수 없다. 유가(儒家)적 관점으로 보면 그들은 '인격(人格, 인간의 자격(資格))'이 있는 인물들이라고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기본난이말치자부의(其本亂而末治者否矣). '인간의 근본(根本)이 완성되지 않은 자들은 그 무엇도 제대로 다스릴 수 없다.' '그 무엇'에는 국가는 물론 자신의 가정과 주변, 심지어 자기 자신도 포함된다. 자신은 물론 가정과 주변조차도 스스로 다스리지 못하는 자들이 심지어 국가를 다스리겠다고 나서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아프다.
소위성기의자는 무자기야(所謂誠其意者 毋自欺也), '(자신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조국을 위해서 봉사하겠다는 정치인으로서의) 뜻(意)을 정성(精誠)되이 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것이다'. 주희(朱熹)에 따르면, '성의(誠意)가 부족한 자는 선(善)을 실천함으로써 악(惡)을 제거해야 함을 알고는 있지만(意), 마음으로부터 발현된 행동거지가 성실(誠實)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왕양명(王陽明)은 한 발 더 나아간다. '알면서도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 자는 있어 본 적이 없으니,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 자는 무지(無智)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그들은 스스로의 무지(無智)함과 성의(誠意)롭지 못한 행동을 남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한다. 그래서 그들이 택한 것은 단 한 가지, 거짓말. 그들의 유일한 생존 수단이다.
대학(大學)의 전4장(傳四章). 무정자 불득진기사 대외민지(無情者 不得盡其辭 大畏民志). '진실한 마음을 가지지 못한 자(無情者)가 감히 거짓말을 못하도록, 크게 두려움을 갖도록 하라.'
거짓말을 일삼는 자들이 크게 두려움을 갖도록 해야 한다.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 거짓말을 일삼는 자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면 더 많은 거짓말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한민국으로부터 바늘을 훔쳐가고 소를 훔쳐간 채 애국(愛國)을 말하며 거짓말을 일삼고 있으니, 대한민국의 주인(主人)된 우리는 무엇을 지켜내야 할지 살펴야 한다.
이강우 동국대 AI융합대학장 klee@dongguk.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