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매출 대비 R&D 투자 20% 비율 깨져…카카오도 상승률 주춤

2025-03-19

네이버, 1조8579억원 R&D 투자…창사이래 처음 20% 밑돈 17.3%

카카오, 1조2696억원…역대 최대 금액이지만 전년대비 소폭 증가 그쳐

글로벌 빅테크 공격적 AI 투자 속 경쟁력 뒤질까 우려

지난해 네이버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율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20%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이후 지속 증가해 온 R&D 집행 금액도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메타버스 등에 투자해 온 네이버제트가 연결 대상에서 제외된 영향이라고 설명했지만, 기술로 경쟁력을 키워온 네이버가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역대 최대 R&D 금액을 집행했다. 하지만 R&D 규모 면에서는 네이버보다 여전히 적고, R&D 금액 상승률도 이전에 비해 둔화됐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R&D 비용으로 1조8579억원을 집행했다.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17.3%다. 네이버는 1999년 창사 이래 꾸준히 매출액 대비 R&D를 최소 20%, 많게는 50% 이상을 투자해왔다. 지난해 처음으로 이 비율이 20% 아래로 떨어졌다.

네이버의 R&D 투자 금액 자체도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네이버의 R&D 집행 비용은 2020년 1조3321억원에서 2021년 1조6551억원, 2022년 1조8091억원, 2023년 1조9927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다 지난해 1조8579억원으로 감소했다.

네이버는 창업 초기부터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R&D에 재투자해왔다.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한 2008년 이후로도 이런 기조가 이어졌다. 이 같은 투자 기조는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중요하다는 이해진 창업자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또한 지난해 11월 열린 단(DAN) 24에서 “매년 매출 20~25% 규모의 R&D 투자로 네이버가 국내 AI 생태계를 이끌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제트 상황과 함께 지난해 매출액이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한 것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제트는 지난해 3월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 지분 일부를 라인플러스 등 계열사에 매각하면서 연결 대상에서 제외됐다.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은 10조73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불경기와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네이버로서도 투자 우선순위를 정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경기가 좋지 않고 불확실성도 크다 보니 R&D 방향을 정하는데 고민이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 정책에서도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등에서 네이버가 어떤 역할을 할 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영업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R&D 집행 비용이 낮아진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에 가속화되는 가운데 네이버는 자체 개발 AI 모델을 업데이트하면서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R&D 비용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조2696억원을 집행했다. 생성형 AI 모델인 카나나 모델과 대화형 AI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 등 AI 기술·서비스 개발에 집중 투자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카카오는 네이버 R&D 투자 금액의 68%로 아직 규모 면에서 부족하다. 지난해 연구개발 비용 상승 폭도 둔화되고 있다. 2023년 카카오의 연구개발 비용은 2022년 대비 19.8% 증가했지만 지난해는 2023년과 비교해 3.8% 증가하는데 그쳤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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