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RWA 전문 핀테크 기업 위블록(WeBlock)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글로벌 블록체인 컨퍼런스 토큰 2049(TOKEN2049)에서 한국형 RWA(Real-World Asset, 실물자산 토큰화)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더리움의 비탈릭 부테린, 아발란체의 에민 귄 시러 등 업계 거물들이 참여한 이번 대규모 행사에서, 위블록은 한국 주거 자산의 안정성과 유동성을 강조하며 "미국 국채가 금융공학적 무위험 수익률의 기준이라면, 실거주 수요에 뿌리를 둔 한국 '아파트'는 실질적 안정성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위블록이 제시한 핵심 근거는 간결하다.
첫째, 실거주 중심의 내구적 수요가 꾸준해 공실 리스크가 낮다. 둘째, 도심·역세권·학군지 등 입지 우위와 제한적 신규 공급이 결합해 가격 하방 경직성이 높다. 셋째,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보수적 거시건전성 규율이 장기간 정착되어 주택금융의 시스템 리스크를 완충한다. 넷째, 전·월세 전환 등으로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 설계가 가능해 온체인 공시와 결합할 경우 투자자 신뢰를 체계적으로 높일 수 있다. 위블록은 이러한 요소들이 토큰 발행 이후 2차 시장의 거래량과 가격 발견을 뒷받침하는 ‘유동성의 설계’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해외 파트너들과 토큰 생성 이벤트(TGE) 시점, 스마트컨트랙트 코드 보안감사(Audit), 글로벌 거래소 상장 전략, 기관 투자자 대상 크로스보더 투자 구조 등 실무 논의도 병행됐다. 위블록은 9월 서울 KBW(Korea Blockchain Week)에서 두 번째 MVP를 공개한 이후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개시했으며, 업계로부터 “한국이 RWA를 선도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주목할 협업은 아발란체(Avalanche) 생태계와의 연계다. 아발란체는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권에 위치한 스마트컨트랙트 네트워크로, 한국 내에서는 원화 담보 스테이블코인 ‘KRW1’의 온체인 발행(국내 커스터디사의 준비금 예치)과 전통 금융권과의 공동 연구 등 사례가 쌓이고 있다. 위블록은 아발란체와의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통해 한국형 RWA 표준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원화 정산과 온체인 유동성을 연결하는 인프라 연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위블록이 제시한 한국형 RWA의 원칙은 네 가지다. 첫째, 표준화된 법·세무 구조(SPC 보유, 권리관계 명료화, 이해상충 방지). 둘째, 데이터 투명성(월·분기 단위 가치평가, 임대·공실·유지보수 비용의 정기 온체인 공시). 셋째, 보수적 레버리지(담보가치 산정의 보수화, 외부 감사·스트레스 테스트). 넷째, 24/7 2차 시장 유동성 설계(부분 매각 기능, 스프레드·마켓메이킹 체계)이다.
위블록 관계자는 “토큰은 목적이 아니라 개방형 자본시장으로 연결하는 수단”이라며, 리테일 투자자도 이해하기 쉬운 서사와 정량 공시를 결합해 신뢰 가능한 시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위블록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국채가 금융공학적 ‘기준금리’를 제공한다면, 한국의 주거 자산은 생활 수요라는 ‘현실의 기준’을 제공한다. 안정적 기초자산에 투명한 데이터와 유동성 설계를 더하는 것, 그 조합이야말로 RWA가 약속한 ‘열린 자본시장’을 현실로 만드는 가장 한국적인 해법이라는 점을, 싱가포르의 무대에서 세계와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