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12년 만에 원정 팬 경기장 입장 허용…디 마리아 복귀가 불씨

2025-07-17

아르헨티나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12년간 금지됐던 원정팀 팬의 입장이 다시 허용된다.

아르헨티나축구협회(AFA)는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리그 차기 라운드부터 일부 경기를 대상으로 원정 팬 입장이 가능해진다”며 단계적 복귀 계획을 발표했다.

2013년,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서 관중 폭력과 사망 사고 이후 도입된 이 금지 조치는 이후 전국으로 확대되며 아르헨티나 프로축구 전반에 걸쳐 원정 응원을 사실상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이 조치에도 불구하고, 소위 ‘바라브라바’로 불리는 폭력 서포터 그룹 간 충돌로 여전히 다수의 사망사고가 이어져왔다.

AFA 클라우디오 타피아 회장은 “오늘은 아르헨티나 축구에 있어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제 구단들이 원한다면 원정 팬을 수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타피아 회장은 특히 “이번 결정은 월드컵 우승 주역이자 국가대표 레전드인 앙헬 디 마리아의 프리메라 디비시온 복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 마리아는 최근 로사리오 센트랄에 입단하며 19년 만에 아르헨티나 무대로 돌아왔다. 그의 합류는 프리메라 디비시온 전체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급격히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AFA는 로사리오 센트랄의 원정 팬 6500명이 오는 라누스와의 경기에 맞춰 라누스 원정석에 입장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를 위해 지정 좌석, 신원 확인 가능한 티켓, 엄격한 보안 절차 등이 동반된다.

로사리오 센트랄의 곤살로 벨로소 회장은 “팬 여러분의 책임 있는 행동을 부탁드린다”며 “이번 복귀는 우리가 예전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그 시절 팬들이 퇴출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주의 하비에르 알론소 보안장관은 “경기장을 다시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선 폭력 문화를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며 “10살 어린아이들이 마약이나 살인을 노래하는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알론소 장관은 “이번 조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 한해 시행되며, 타 지역은 자율적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국내 프로 리그에 한정되며, 기존에도 국제 대회에서는 원정 팬 입장이 가능했다. ESPN은 “아르헨티나는 오랫동안 축구 팬 문화와 관련해 격정적이면서도 폭력적이라는 양면적 평가를 받아왔다”며 “이번 조치는 아르헨티나 축구가 폭력의 그림자를 걷고, 다시 ‘양쪽 팬이 함께하는 경기장’으로 회복하려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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