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추운데 패딩 가격도 오르고 어쩌나’
구스다운(거위 털)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국내 패션업체들이 내년 패딩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구스다운 가격은 지난주 kg당 1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말 70달러 대비 43% 급등한 수준이다. 지난 8월엔 120달러까지 치솟아 2013년 조류독감 파동 당시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은 중국 내 프리미엄 패딩 수요 급증이다. 중국 패션업체들의 구스다운 사용량은 지난해 전년 대비 3배 증가했다. 특히 틱톡을 통한 인플루언서들의 패딩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도 부정적 요인이 겹쳤다. 중국에서 거위·오리 고기 소비가 감소하면서 부산물인 털 공급도 줄었다. 전 세계 다운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하는 중국의 생산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직결됐다.
업계는 내년에도 구스다운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중국 수요가 줄 기미가 없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패딩 가격이 최소 10만원 이상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는 대체 충전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쏘앤코는 식물성 섬유 '소로나'를 결합한 '씬다운 소로나'를, PCK는 그래핀과 다운을 결합한 '그래핀 다운'을 선보이며 시장 대응에 나섰다.
한편 전문가들은 "구스다운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패션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친환경·고기능성 대체 소재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