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허베이성(河北省) 산허시(三河市)가 모든 상점의 간판 색을 녹색으로 바꾸도록 한 강제 조치가 거센 논란을 불러온 가운데 현지 당서기가 결국 면직됐다.
조사에 따르면 산허시 당국은 상점 광고 간판에 빨간색·파란색·검은색 배경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을 내렸고 다수 매장에서 빨간색 간판을 교체했다. 인기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예외 없이 고유 색상인 빨간색을 녹색으로 변경, 심지어 일부 병원에서는 지침에 따라 적십자 로고까지 녹색으로 바꿨다.

이번 사태는 지난주 온라인을 통해 퍼지며 비판 여론에 불을 지폈고 인민일보·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이 잇따라 보도에 나섰다. 이에 랑팡(廊坊)시 기율위원회는 11일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관영 매체 화상보(華商報)는 해당 조치가 산허시위원회 서기 푸순펑(付順峰)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익명의 증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푸 서기는 이전 근무지인 허난성(河南省) 구스현(固始縣)에서도 유사한 간판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허베이성 랑팡시 정부는 15일 발표한 조사 결과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된 산허시 시장감독관리국의 간판 색상 제한 조치가 사실로 확인됐다”며 “시 주요 책임자를 면직하고 산허시 당·정 조직에 대해 전면적인 시정과 반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 서기가 왜 유독 녹색을 선호하는지에 대해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간판 통일화" 조치는 이번 산허시가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도시 미화를 목적으로 중국의 지방 도시에서는 간판 크기나 서체 등에 대해 규제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