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 IPC 정기총회’가 막을 내렸다. 이번 총회는 지난달 22~27일 전세계 187개 회원기구에서 420여 명의 대표단이 참석해 패럴림픽 무브먼트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였다.
이번 총회의 가장 큰 관심사는 IPC 회장 선거였다. 27일 선거에서 앤드류 파슨스 회장은 압도적 차이로 3연임에 성공하며 4년의 임기를 보장받았고, 한국인 후보 배동현 BDH 이사장은 낙선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야심 차게 총회를 유치하면서 회장 선거를 준비했지만, 결론적으로 쓴맛을 봐야 했다. 낙선의 원인은 무엇일까? 국제스포츠 무대는 외교의 결과물이자 네트워크의 산물을 만드는 곳이다. 이번 도전은 높게 평가힐만 하지만, 국제기구의 위상에 맞는 주변 환경이 충분히 갖춰졌는지, 연임과 낙선 사이의 간극을 메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IPC 위원장은 패럴림픽 무브먼트를 진두지휘하는 리더이다. IPC는 1989년 설립돼 독일 본에 본부를 두고 있는 전세계 장애인e스포츠를 관장하는 국제스포츠 기구이고, 4년마다 패럴림픽을 개최한다.
이번 총회에서 IPC 회원은 211개(185개 국가패럴림픽위원회, 18개 국제경기연맹, 3개 유형별 국제기구, 5개 IPC 스포츠)로 확대됐으며 러시아와 벨라루스 NPC에 대한 자격 정지 조치가 해제됐다. IPC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약으로 올림픽 개최지에서 자체적으로 패럴림픽을 개최할 정도로 장애인스포츠 분야에 독보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IPC 총회에서 총 유효 투표수 177표 중 브라질 출신 현직 위원장인 앤드류 파슨스는 109표를 득표했고 지난 6월 IPC 위원장 출마를 선언한 배동현 이사장은 68표를 얻었다. 한마디로 개인의 국제적 역량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특히 장애인스포츠의 발자취를 살펴보면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앤드류 파슨스는 지난 IPC 위원장 연임과 브라질과 아메리카 페럴림픽위원장을 역임했다. 또한 2009년 IPC 이사회에 처음 진출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IPC 부회장을 역임했다. 그가 2017년 16년간 IPC를 이끈 필립 크레이븐을 뒤로하고 브라질 출신 최초의 IPC 수장이 됐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배이사장은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 회장, 2018평창 동계패럴림픽과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선수단장을 맡았고 BDH 재단을 설립하여 장애인스포츠를 지원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장애인e스포츠에 대한 국제외교 부족 및 IPC 내에 경험 전무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실질적 경륜이나 국제적 네트워크에서 더욱 발전해야 한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번 총회와 위원장 선거는 한국의 장애인스포츠 위상이 국제적으로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음은 분명하다. 소프트 파워의 역량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한 국제기구의 수장이 된다는 것은 지난 성과를 인정받고 신뢰를 쌓으며 리더십을 평가받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국제기구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특수체육 관련 인재를 양성하고 선수들에게 보편적이고 강화된 외교분야의 교육과 국제기구로 진출할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특히 대한장애인체육회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 인재양성 시스템을 갖추고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여 관련 대학과 적극 협력해야 한다.
<송석록 경동대학교 교수
송석록 경동대 교수(독일 루르대학교 스포츠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