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발전하는 것에 행복 느끼는 사람”…‘성장’에 목말랐던 임찬규의 데뷔 첫 완봉승

2025-03-27

2011년 LG에 입단한 임찬규(33)는 프로 15년 차 베테랑 투수다. 그는 30대 중반을 향해 가는 지금도 ‘성장’에 목말라 있다.

임찬규는 지난 26일 잠실 한화전에서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둔 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상상을 하며 행복해하는 사람이 있고, 누구보다 좋은 기록을 써 내려갈 때 행복해하는 사람이 있다”며 “나는 매년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행복하다. 재작년보다 작년, 작년보다 올해, 올해보다 내년에 조금 더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임찬규는 이미 30대에 접어든 2023년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LG가 통합우승을 차지한 그해 임찬규는 30경기(144.2이닝) 14승3패 평균자책 3.42의 성적을 거뒀다. 시즌이 끝난 뒤엔 처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해 LG와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했다.

임찬규는 지난 시즌에도 의미 있는 진전을 보였다. 지난해 10월 KT와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 평균자책 1.59로 활약한 임찬규는 삼성과 플레이오프에서도 5.1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포스트시즌 3경기 3승을 거둔 임찬규는 가을에도 강한 면모를 보이며 기존의 한계를 넘어섰다.

올해는 완봉승과 함께 시즌을 출발했다. 임찬규는 2020년 한화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 이후 5년 만에 시즌 첫 등판에 완봉승을 거둔 투수로 기록됐다. 8회까지 87구를 던진 임찬규는 “염경엽 감독님께서 ‘완봉 기회가 흔치 않은데 해보겠냐’라고 물으셔서 도전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며 “심장이 뛰고 긴장됐지만, 평소처럼 던지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임찬규는 이날 9이닝 2안타 2볼넷 5삼진 무실점 호투로 LG의 4-0 승리에 앞장섰다.

임찬규는 최고 시속 145㎞ 직구 41개, 커브 28개, 체인지업 25개, 슬라이더 6개 등 총 100구를 던졌다. 빠른 공 없이도 완성도 높은 변화구와 완급 조절로 한화 타선을 봉쇄했다. 가장 느린 커브의 구속은 91㎞였다. 임찬규는 “강한 공을 던지는 것도 좋지만, 타자와 승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배우고 연구하는 것도 정말 재밌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9회 2사에서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상대로 27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은 뒤 여러 얼굴이 떠올랐다고 한다. 함께 호흡을 맞춘 포수 박동원, 경기장에 찾아온 어머니와 누나, 2021년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생각났다. 임찬규는 “이 완봉은 돌아가신 아버지께 꼭 전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가장 행복한 날은 내가 점수를 많이 주고, 타자가 점수를 많이 내서 이긴 날”이라며 특유의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그의 진심은 바로 다음에 나왔다. 임찬규는 “수비와 방망이의 도움도 있었지만, 내 힘으로 경기를 끝냈다는 것에서 한층 더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게 끝은 아니다. 다음 등판 준비도 잘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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