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 주장 김유진이 “유럽 축구 선진국의 프로리그에서 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혀 화제다. 폐쇄적인 북한 체제에서 선수가 직접 아시아축구연맹(AFC)과 인터뷰하고 해외 진출 바람을 드러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AFC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U-17 아시안컵 기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유진과의 단독 인터뷰를 두 차례 게재했다. 김유진은 “더 열심히 훈련해 뛰어난 성과를 내고 유럽 축구 선진국의 프로리그에서 뛰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북한 선수들의 해외 진출은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2017년 12월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97호는 북한 노동자의 해외 파견을 전면 금지했으며, 이는 프로 스포츠 선수들에게도 적용된다. 북한과의 금융 거래 제한으로 선수 이적에 필요한 계약금이나 급여 지급이 어려워 해외 진출 길이 막혔다.
평양 출신 김유진은 북한군 소속 엘리트 체육단인 ‘4.25체육단’에서 활동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 북한은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에 패했지만, 8강에서 인도네시아를 6-0으로 대파하며 11월 카타르 U-17 월드컵 출전권을 확보했다. 김유진은 8강전에서만 2골 2도움을 올렸다.
과거 북한 선수 중에는 한광선이 유럽에서 활약한 바 있다. 그는 2017년 이탈리아 세리에A 칼리아리에 입단해 북한 선수 최초로 유럽 5대 리그에서 득점을 기록했다. 이후 명문 유벤투스로 이적했지만, UN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2020년 초 카타르 알두하일 SC로 이적했고, 2021년 결국 북한으로 돌아왔다.
재일교포 3세 출신 일본 스포츠 저널리스트 김명욱은 21일 야후 재팬 기고에서 “북한 선수들도 유럽 챔피언스리그나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며 유럽 축구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있다”며 “국제 정세가 변화한다면 재능 있는 선수들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진은 “지난해 여자 축구 선수들의 우승이 국민과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언급했다. 북한은 지난해 FIFA U-20 여자 월드컵과 U-17 여자 월드컵에서 연달아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