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순흥 교수]
<국가>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비상계엄>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폭력이
해를 넘겨 넉 달을 지나 겨우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받았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의 <비상계엄>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 땅에서 일어났던 수많은 <국가폭력>이 제대로 단죄받거나 역사적으로 정리되지 못한 까닭에 아직도 이 땅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이라는 어처구니없는 국가폭력에 수많은 시민이 거리에 나섰다. 그중에도 ‘응원봉’을 들고 나온 젊은 세대, 특히 10~30대 소녀들. 기성세대들이 걱정을 많이 하던 <젊은 세대>들이 광장을 차지했다. 영하 수십 도의 강추위에서도 <키세스 탄핵>이라는 문화를 만들어 낼 정도로 이들을 저항에 앞장서게 한 힘은 무엇인가?
1,300만의 관객을 모았던 <서울의 봄>을 통해 글로만 읽고, 말로만 듣던 비상계엄과 쿠데타, 군사독재라는 국가폭력을 비록 영화지만 ‘눈으로 보았고’ 노벨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통해 국가폭력의 무서움에 ‘가슴으로 공감’을 했기 때문이다. 영화와 소설이라는 <예술 작품>을 통해 젊은 세대들이 역사를 배웠는데, <비상계엄>이라는 현실이 눈앞에 닥치니 이들은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픈 역사, 잘못된 역사, 국가폭력을 정리한 <기록>들,
우리의 역사를 만들고 지키는 동력이다.
봄이 되면서 역사를 수없이 뒤집었던 <국가폭력>을 기록하고 정리한 다큐영화들이 극장에 오르고 있다.
4월 2일 개봉
* 구자환 감독의 <장흥1950: 마을로 간 전쟁> : 전남 장흥지역을 중심으로 한 ‘한국전쟁과 민간인 학살’
* 윤솔지 감독의 <침몰 10년, 제로썸> : ‘세월호 학살’


4월 3일 개봉
* 지혜원 감독의 <목소리들> : ‘제주 4.3항쟁’

이미 개봉
* 조정래 감독의 <초혼: 다시 부르는 노래> : ‘노동운동과 민주주의’
우리는 이 어려운 것들을 만들어 낸 작가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그들이 말하고자 한 것들을 되돌아보고 공감함으로써
다시는 이 땅에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고
다시는 수많은 사람들이 엄동설한 거리에서 밤을 새우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
재미보다는 아픔이 더 크겠지만
아무러면 엄동설한 남태령의 추위만 하겠는가?
광장으로, 거리로 나가던 우리의 발걸음을
이번에는 극장으로 돌릴 때다.
가자! 극장으로!
젊은이들이여
응원봉 들고 극장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