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금융 동참”…삼성생명·화재, 10조 투입 가닥

2025-12-11

삼성생명(032830)과 삼성화재(000810) 등 삼성 금융 계열사가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부문에 10조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생명·손해보험 업계 선두인 삼성생명·삼성화재가 사회간접자본(SOC)과 첨단산업 투자 확대에 앞장서면서 보험 업계의 모험자본 공급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생산적 금융에 투입될 자금의 투자 계획을 내부적으로 확정하고 막판 조율 중이다. 삼성생명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 기조에 발맞춰 자금 집행 계획을 확정 지었다”며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투자 분야는 세부 조율 중인 단계”라고 전했다. 삼성생명은 추가 논의를 거쳐 이르면 연내 최종 투자액을 발표할 방침이다.

삼성화재도 생산적 금융 관련 실무를 담당할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구체적인 투자 아이템 선정 작업 등에 착수했다. 삼성화재는 신재생에너지 등 장기 인프라 투자 확대와 기술 기반 스타트업 육성을 중심으로 최소 5조 원 이상의 투자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삼성화재는 구체적 투자 규모가 확정되는 대로 증권·카드·자산운용 등 다른 금융 계열사들과 함께 생산적 금융 투자 방안을 종합해 발표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생산적 금융에 동참하기로 한 것은 금융권 자금을 미래 첨단산업 투자로 돌리겠다는 정부 구상과 보수적 자산운용 전략의 변화 필요성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 금융 계열사의 주축을 이루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300조 원이 넘는 자산을 굴리는 큰손 투자자다. 올 3분기 말 기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운용 자산 규모는 각각 262조 189억 원과 84조 7057억 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전체 보험사 운용 자산의 30% 가까운 규모다. 하지만 채권 투자 중심의 안정적 자산운용 전략 때문에 양 사의 운용 자산 수익률은 3%대에 머물고 있다. SOC와 벤처캐피털(VC) 등 모험자본 투자를 늘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정부 정책에도 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생명·삼성화재가 생산적 금융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면서 국내 보험사들의 참여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주요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생산적 금융 이행 방안을 취합하고 있다. 앞서 교보생명은 도로·철도, 태양광·풍력발전 등 국내 인프라 투자 확대와 인공지능(AI)·로보틱스 등 첨단산업 분야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 1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당국에 전달했다. 한화생명과 현대해상 등 다른 대형 보험사들도 관련 투자 계획을 최종 검토 중이다. 다만 보험 업계의 모험자본 투자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파생상품 기반의 자산부채관리(ALM) 도입과 헤지 회계 적용 확대, 장기 보유 주식 요건 완화 등 규제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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