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대표이사 교체기에 들어서면서 익숙한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3인으로 구성된 새 대표 숏리스트에 저마다 강점을 가진 인물들이 명단에 오른 가운데 이번에도 낙하산 인사에 대한 잡음이 나오고 있다.
매번 반복되는 낙하산·외압 등 잡음에 KT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곱지 않다. 더욱이 지난 9월 발생한 무단소액 결제 사고에 가입자 신뢰가 크게 하락한 터라 이런 식의 논란은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정부 측 인사로 거론되는 주형철 전 경제보좌관 역시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시절에는 싸이월드를 국내 1위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키워내기도 했다.
한때 SK텔레콤에 몸담으면서 통신 분야 역량도 갖췄다. 아날로그에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디지털로 전환하는 2세대 이동통신, 광대역(W)CDMA 상용화 등 초기 통신 혁신 프로젝트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이후 행보다. 2019년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발탁되면서 정치권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사회제도혁신위원장,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 위원 등을 맡으며 거시 정책 설계에 참여했다.
현 정권과도 인연이 깊다. 주 전 보좌관은 2024년 이재명 대통령 대권 준비 기간 '집권플랜본부'의 핵심 부문인 먹사니즘본부의 본부장으로 활동했다. 맡고 있던 경기연구원 원장직까지 내려놓고 대선 활동에 가담했다.
회사 안팎에서도 이 점을 조명하며 문제 삼고 있다. 내부에서도 정치 경력이 정책 대응 능력 면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의견과, 정치권 낙하산 인사는 안된다는 부정적인 의견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수장 교체 과정에서 더 이상 이런 잡음이 나와서는 안 된다. KT는 민영화 이후 20년 넘는 기간, 매번 인사 시즌마다 외압에 시달렸다. 현대자동차 그룹과 국민연금 등이 각각 8.07%·7.54% 지분을 갖고 있음에도 이해충돌 등을 이유로 경영에 목소리를 내지 않아 정치적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
2002년 민영화 이후 대표 자리에 오른 이용경, 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구현모 등 5인 중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완주한 인물은 황창규 전 회장뿐이다.
매 교체기마다 정치권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경영 공백을 겪어온 KT다. 인공지능(AI) 대전환 시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 나홀로 제자리걸음을 걷는 모양새다. 이대로라면 머지 않아 국내 이동통신업계 순위표에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이런 식의 잡음은 회사에 득이 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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