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내달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 9' 국내 판매를 개시한다. 동급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상품성을 확보한 아이오닉 9 흥행 여부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돌파할 가격 경쟁력이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내달 아이오닉 9에 대한 전기차 국고 보조금 세부안이 확정되는 대로 공식 계약을 시작한다. 국내를 시작으로 상반기 미국과 유럽에도 순차 출시한다.
아이오닉 9 가격은 계약 개시와 동시에 공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9 출시를 앞두고 막판까지 가격 책정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9 동급 경쟁 모델이라 할 수 있는 기아 EV9(친환경차 세제 혜택 기준 7337만~8379만원)보다 다소 낮은 시작 가격을 책정,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기아가 2023년 EV9 출시 당시 국산 전기차 가운데 가장 고가의 시작 가격으로 초기 구매 저항에 부딪힌 점을 고려, 진입 장벽을 낮추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보조금 액수도 관심이다. 아이오닉 9은 환경부가 발표한 올해 승용 전기차 구매 보조금 50% 지급 대상(5300만~8500만원)에 해당할 전망이다.
올해 중·대형 승용 전기차는 최대 580만원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산정 기준인 자동차 성능(전비·주행거리), 저공해차 보급 목표 실적 등을 고려하면 최대 금액에 가까운 액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10.3㎾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아이오닉 9은 국내에서 트림에 따라 동급 최고 수준인 501~532㎞의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에너지 효율을 나타내는 전비 역시 4~5㎞/㎾h 사이다.
아이오닉 9은 국내 현대차 아산 공장과 미국 조지아주에 세운 전동화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된다. 전체 생산량의 80%가량을 미국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도 아이오닉 9에 대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세액 공제) 지급 여부는 신차 성공의 중요한 관건이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 9과 아이오닉 5,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등 3개 차종이 세액 공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3개 차종은 이달 초 발표 때 미국 현지 조립 요건에 따라 보조금 대상에 포함됐으나, 부품과 광물 등 세부 지침을 강화하면서 최종 제외됐다. 현대차는 상반기 중 아이오닉 9 등 제외 차종이 IRA 요건을 충족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