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 완경(完經)

2025-01-22

완경(完經)

김숙희(1950∼ )

등걸로 남은 세월

불기 없는 아궁이에

청풍명월 고운 숨결

호밋날도 녹이 슬고

기침도

죄만 같아서

돌아눕는 밤 모래톱

-엉겅퀴 독법(고요아침)

고통없는 변화가 어디 있으랴

완경은 여성의 폐경(閉經)을 이름이다. 이때를 갱년기라고 하는데 신체와 정신적 고통을 겪기도 한다. 여성으로서의 삶이 끝나는 듯한 공허감을 느끼기도 한다.

시인도 ‘등걸로 남은 세월/불기 없는 아궁이’로 표현했다. 녹이 슨 호밋날이며 ‘기침도/죄만 같아서/돌아눕는’다고 한다.

그러나 고통 없는 변화가 어디 있으랴. 여성으로의 삶을 완성해가는 한 과정이 아니겠는가?

나라의 고통이 오래가고 있다.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이 고통도 결국 나라의 성장통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는가? 여성이 완경의 고통 속에서 하나의 완성된 인간으로 성숙하듯이….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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