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 윤석열 시대

제8회 김종인의 합류와 결별, 그 막전막후
박영수 특검이 화천대유 게이트에 연루된 것을 보니까 이 자리에 검사, 판사 출신이 있어 죄송하지만, 우리나라 판·검사들이 이렇게 더럽게 썩었습니까. (박영수 특검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45년 구형의 핵심적 역할을 한 분 아니십니까.
2021년 9월 26일 서울 마포구 채널A 스튜디오. 국민의힘 대선 경선 3차 방송토론에서 유승민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몰아붙였다. (이하 경칭 생략) 판·검사를 싸잡아 비판하면서 검사 출신이자 박영수와 관계가 깊은 윤석열에게 선공을 가한 것이다.

윤석열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는 유승민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30초 발언 찬스’를 요청했다. 그건 토론회 전체에서 단 한 번만 주어지는 매우 귀한 시간이었다. 그만큼 윤석열이 격앙됐다는 의미다. 발언권이 주어지자 윤석열은 역시 에둘러 가지 않았다.
유승민의 부친은 판사 출신의 유수호 전 의원, 형은 유승정 전 서울남부지법원장이다. 순간 유승민의 눈에도 쌍심지가 켜졌다. 아무리 토론 반격용이라고는 하지만 가족을 언급한 것이 유쾌할 리 없었다.
윤석열도 그게 마음에 걸렸던지 토론이 끝난 뒤 주차장 입구에서 유승민을 기다렸다. 이윽고 그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윤석열은 그에게 다가가 유감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유승민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그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윤석열을 쳐다본 뒤 주차장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윤석열의 표정이 굳었다. 그는 그 표정 그대로 주차장으로 이동해 차량에 탑승했다. 차 문이 채 닫히기도 전에 고성이 터져 나왔다. 발원지는 윤석열이었다.
다음은 당시 차량 동승자로부터 그때 상황을 전해 들었다는 윤석열 정권 참모 A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