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 사업 구조로 전환하면서 정보통신(IT) 기기나 중·소형 OLED 패널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성장성이 두드러지는 게이밍 모니터 시장을 신성장축으로 낙점하며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는 떠오르는 시장을 선제적으로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해 2분기 매출은 5조5587억 원, 영업손실은 1160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초 광저우 LCD 공장 매각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면서 순이익은 8908억 원을 달성, 전 분기에 이어 순이익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는 올해 초부터 IT 기기에 탑재되는 중·소형 OLED 패널에 주력해 회사의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혀왔다. 실제로 전체 매출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55~56% 수준으로, 프리미엄 TV나 IT·차량용 디스플레이로 중심축을 옮기며 사업 구조를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게이밍 OLED 패널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점찍기도 했다. OLED의 빠른 응답 속도와 번인 관리 기술을 결합해 e스포츠 전용 장비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지난 8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디스플레이 2025'에서 세계 최고 주사율 수준인 720Hz OLED 패널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제품은 27인치 4세대 탠덤 OLED 패널 기반으로, QHD(1440p) 해상도에서 540Hz, HD(720p)에서 720Hz를 지원한다. 최고 밝기 1500니트, DCI-P3 99.5% 색 재현력도 갖춰 e스포츠 시장을 겨냥한 초고성능 제품으로 평가 받는다.
이처럼 회사가 게이밍 OLED 모니터에도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시장 유망성에 있다. 시장 조사 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는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 시장 규모가 올해 약 12조 원에서 2035년 약 3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OLED 모니터 시장만 놓고 봐도 연내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도 읽힌다. BOE, 차이나스타(CSOT) 등 중국 패널 업체들이 LCD 기반 게이밍 모니터 패널 공급을 확대하며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LG디스플레이는 초고주사율 OLED를 앞세워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또 대형 TV 시장에서 OLED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시장 조사 업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TV 시장에서 OLED TV의 비중은 2.8%에 불과하다.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패널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에게 밀려 TV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이 같은 한계 속에서 LG디스플레이가 게이밍 모니터와 IT 기기용 OLED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은 것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재무 건전성 제고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게이밍 모니터와 IT 기기용 OLED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넓히며, 불확실한 대형 패널 수요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