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이근면 성균관대 특임교수 “아이들 세대를 위해 투표할 때”

2025-06-02

“지금 우리는 아이들 세대를 위해 투표해야 할 때입니다. 특정 집단의 이익이 아닌, 국가의 생태계를 바꿔낼 수 있는 리더를 선택해야 합니다.”

초대 인사혁신처장을 지낸 이근면 성균관대 특임교수는 “정치는 더 이상 민원을 해결해주는 도구가 아니라, 다음 세대의 환경을 설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자타공인 대한민국 인사행정 전문가다. 삼성그룹에서 30여년간 인사조직 분야에 몸담으며 다양한 혁신을 이끌었고, 2014년 신설된 인사혁신처 초대 처장으로 임명돼 공직사회 인사제도 개혁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대통령은 '5년짜리 반장'이라며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전지전능한 군주'가 아니다. 국가의 방향을 제시하고 제대로 된대로 된 사람을 세우는 리더”라면서 “자신이 전부 다 하겠다는 공약은 대체로 거짓말이거나 위험한 허언”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서도 “상당수는 '당선용'에 불과하다. 당선되는 순간 잊혀질 약속”이라며 “역대 정부의 공약 이행률을 보면 알 수 있다. (새로운 대통령은) 단기 공약이 아니라, 거시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술안보 시대를 맞아 올바른 방향을 판단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대통령이 모든 기술을 전문가처럼 꿰고 있을 순 없겠지만, 전문가를 우대하고 기술 중심의 국가전략을 설계하려는 진심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주요 후보들의 10대 공약에 대해선 “단군 이래 가장 잘 산다는 지금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물려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며 “아이들에게 어떤 삶의 기반을 만들어줄 수 있는지, 선언적이라도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민, 기업과 달리 대한민국 정부는 아직 세계 선진국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며 “정부도 국민, 기업처럼 세계적으로도 일류가 되려면, 대통령이 국가를 경영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5년짜리 단기 사업만 바라보는 리더는 없다. 대통령도 정부도 5년짜리 정부에 목을 매는 게 아니라 20년, 3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권자들에겐 “투표소에 들어가기 전, 한 번쯤 스스로 물어보라”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투표소에 가기 전, 한번은 생각해봤으면 한다. 내게 이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좋은 대통령이 누구인가”라면서 “우리 아이들은 극도로 세계화된 시대를 살아갈 것이다. 국경 개념이 무의미해지는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어떤 씨앗을 뿌릴 수 있을 것인가. 그 고민이야말로 성숙한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또 “선거는 차악을 뽑는 게 아니라 미래를 향한 가능성을 뽑는 일이 돼야 한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차악'을 뽑는데만 그친다면 '네 편 내 편' 나누는 쓸데없는 진영싸움에 결국 우리 아이들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퇴보시키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이번 대선을 통해 2055년을 설계하자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지금 정치권엔 2055년이 없다. 오직 국민연금을 언제 못 줄 것인가만 계산할 뿐”이라며 “국가의 장기전략이 부재한 채 복지와 자산 버블이 선심성으로 변질됐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 청소년이 30년 후에 어떤 세상에 살게 될지를 설계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가 해야 할 진짜 일”이라고 강조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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