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경영 외치던 야놀자... 캠핑장엔 수수료 꼼수 '여전'

2024-10-30

캠핑장 전문 플랫폼 수수료보다 2배 높은 15% 부과

"업주 유입시기 지나면 광고비 명목 쿠폰 발행 가능성도"

종합 숙박 예약 플랫폼 야놀자가 캠핑장 운영 업주들에게 수수료를 지나치게 부과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캠핑장 전문 플랫폼에 비해 부족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수료는 두 배나 가져가는 게 상생 경영 취지에 맞냐는 지적이다.

팬데믹 이후 캠핑이 유행처럼 일면서 관련 용품과 함께 캠핑장 예약 플랫폼사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캠핑장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의 3분의 2가 중개 플랫폼을 통해 예약했다.

캠핑장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플랫폼도 등장했다. 땡큐캠핑은 2,500여 개의 캠핑장이 등록된 국내 최대 캠핑 전문 플랫폼 업체다. 등록된 업체수만 따지면 야놀자는 3분의 1 규모지만, 소비자 유입이 많은 종합 플랫폼 이점을 활용해 캠핑장 예약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캠핑족들의 선택지는 더 넓어졌다.

그러나 캠핑장 운영 업주들은 야놀자가 예약 수수료를 전문 플랫폼의 두 배 이상 받고있는데 이에 대한 서비스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야놀자가 업주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는 예약 1건 당 15%다. 고객이 20만 원 짜리 캠핑장을 예약하면 회사는 3만원을 가져간다. 언뜻 보면 적정한 수준으로 보인다.

반면에 캠핑 전문 플랫폼은 대체로 7%대의 수수료를 받고있다. 카드 결제 대행사인 PG사 수수료까지 포함해서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도 동일한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캠핑장이 호텔, 펜션보다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업체에 높은 수수료율을 요구하면 입점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캠핑장 운영업자 김 씨는 "전문 플랫폼은 타 플랫폼에서 들어오는 예약도 등록해 관리할 수 있고 수수료율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면서 "야놀자 플랫폼은 자사 예약만 관리할 수 있는데 어떤 기준으로 15%나 떼가는거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야놀자 측은 "구체적인 수수료율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평균 6.5%를 부과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업주를 대상으로 비품을 판매하는 발주 페이지도 문제다. 이를 운영하는 야놀자엠앤디는 호텔 등 숙박업소에 어메니티 등을 공급하는 야놀자 플랫폼 계열사다. 여기서 운영하는 통합발주 시스템은 업주의 저렴한 비품 구매를 돕는 사이트처럼 보이지만 판매 금액은 막상 인터넷 구매가보다 높다.

캠핑장 운영업자 박 씨는 "고무장갑 한 켤레가 3,000원이면 누가 여기(발주페이지)에서 구매하겠냐"며 "이미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품을 업주를 위한 서비스라고 올려 놓은 것부터가 황당하다"고 설명했다.

계약의 공정성도 문제다. 입점 계약서에는 회사의 명예 등 대표 이미지를 실추하면 안된다는 ‘공포조항’이 담겼다. 그러나 약관상 당연히 명시되어야 할 수수료 수치는 보이지 않았다.

업주들은 하나같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업자등록증, 신고필증 등 요건만 갖추면 간단한 절차로 입점 신청이 가능해 진입했지만 단지 수수료율 때문에 예약 고객을 무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정경재 대한숙박업중앙회 회장은 "야놀자가 현재는 캠핑장 업주에게 수수료만 부과하고 있지만 앞으로 일반 숙박업처럼 광고비 명목으로 쿠폰 발행을 강제할 가능성도 있다"며 "일반 숙박업도 초기에는 한달 광고료가 2,000원 꼴이였는데 지금은 25%를 별도로 가져가 업주들은 사채업자라고 부른다"고 씁쓸함을 비췄다.

한편, 야놀자는 입점 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지난 9월 발표한 거래액 하위 40%에 해당하는 입점 모텔의 수수료를 9%로 낮추는 방안을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뉴스인사이드 조민선 기자 msjo@newsinsid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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