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점프는 대학생연합경영컨설팅학회(SoME) 학생들로 구성된 썸데이 기자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썸데이 기자단은 젊은 대학생 시각에서 고령화 사회 현황을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소개하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한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에 도전하며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는 이들이다.
다회용기를 활용한 친환경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더그리트’의 양우정(44) 대표 역시 그러한 사례를 보여준다. 기존의 경력을 토대로 창업을 결심한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도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더그리트는 작년 말 기준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으며, 탄탄한 사업 운영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신한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주최한 모의 투자대회 ‘중장년 창업 데모데이’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양 대표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기존의 경력이 창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더그리트의 창업 과정과 성장 스토리를 통해 한 분야에서의 경험을 어떻게 새로운 도전에 활용할 수 있는지 살펴봤다.

시작은 심각한 플라스틱 폐기물
대형 건설사에서 근무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양 대표는 코로나19를 겪으며 플라스틱 폐기물의 심각성을 느꼈다. 당시 양 대표는 14년 차 직장인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사회적이나 경제적으로도 안정권에 접어든 상태였다.
“코로나19 당시 배달 음식으로 인해 일회용품이 급증하는 모습을 눈으로 보며 플라스틱 폐기물의 심각성을 느꼈습니다. 일회용품을 줄일 기술이나 솔루션을 1년여 동안 찾아봤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건설사에서 근무하며 공정관리를 해본 경험이 있으니 다회용기 관련 토털 솔루션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2021년 법인을 세웠습니다.”
현재 더그리트는 일회용품이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비전 아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순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다회용기 토털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의 다양한 기업과 정부 기관에 다회용기 서비스를 제공하며 하루 30만 개 이상 되는 일회용기를 없애고 있다.
“삶의 경험이 사업 운영에 큰 도움”
“다회용기 솔루션 창업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모두가 ‘너무 힘들지 않겠느냐’며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창업 이전에 건설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면서 안전, 품질, 인력, 공정, 환경, 원가 등 A부터 Z까지 모든 디테일을 꼼꼼히 챙겨야 하는 일을 해왔기 때문에 정작 저로서는 그런 문제들이 크게 걱정되지 않았습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모든 세부 사항을 직접 챙겨야 하는 상황이 많지만 이전 경험 덕분에 그런 과정에 익숙했고, 오히려 이를 통해 사업을 더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더그리트는 창업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던 시점에 국내 최고 대기업의 다회용기 제공 사업자로 선정됐다. 양 대표는 사업을 B2B(기업 간 거래) 중심으로 확장하겠다는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처음부터 씻기 좋은 용기 개발, 수거하는 물류 작업, 세척에 이르기까지 자동화에 기반한 토털 솔루션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세척 생산능력 확장에 대비했고 결국 이러한 전략은 더그리트 운영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일회용기의 다회용기 대체가 목표”
다회용기 수요처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더그리트는 보증금 적용 유무나 결제 방식, 상품 구성 등 나날이 다양해지는 모든 사례를 통합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주문-정산-데이터 관리가 한 번에 가능한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더그리트의 자체 플랫폼을 통해 운영의 유연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고객의 요구를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반영할 수 있게 되면서 더 많은 고객사와 협업하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앞으로의 더그리트의 목표는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사용하는 모든 플라스틱을 다회용기로 대체하는 것.
“현재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세제나 샴푸통, 화장품 케이스 등은 대부분 일회용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저희는 이를 세척해 재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기로 전환할 수 있도록 순환 솔루션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량과 탄소 배출을 저감하고, 지속 가능한 소비 문화를 확산하고자 합니다.”

“창업은 인생의 전환점이자 삶의 활력소”
양 대표에게 창업은 인생의 큰 전환점이자 삶의 활력소가 됐다.
“직장에서 10년 넘게 동일한 업무를 이어가면서 식상함과 무료함을 느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창업을 결심하고 회사를 처음 만들었을 때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면서 도전의식이 생기고 열정이 다시 불붙었습니다. 제 삶 자체가 다시 열정적으로 변화하는 순간이었고, 그 어떤 일이든 처음 시작할 때의 그 기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창업을 통해 얻은 이 경험은 제 인생에 있어 큰 전환점을 만들어주었고, 지금까지도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양 대표는 함께하는 팀원들의 힘을 믿으며, 그들이 각자의 역할을 다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업을 통해 인생 2막을 꿈꾸는 분들에게 가장 먼저 드리고 싶은 조언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점입니다. 창업가는 사업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특히 초창기 멤버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비전과 나 자신만을 믿고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든든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과 사업의 방향과 비전에 대해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