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가 정규리그 가늠자?… 성적 늘 엇갈려 [S스토리-2025 프로야구 시범경기 8일 개막… 관전 포인트]

2025-03-08

주전들 승패보다 본게임 탐색 주력

시범 1위팀이 정규리그 우승 드물어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시범’에 불과할까. 시범경기와 정규리그 성적의 상관관계를 따져보면 ‘그렇다’가 정답에 가깝다.

시범경기 1위 팀이 그대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 한국시리즈 챔피언까지 오른 건 무려 18년 전인 2007시즌 SK(현 SSG)가 마지막일 정도로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반대로 시범경기 1위 팀이 정규시즌 최하위에 그친 건 최근 20년 동안 LG(2006년), KT(2017년), 한화(2021년)까지 세 번이나 된다. 시범경기 최하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의 반전을 일군 경우도 1984년 롯데와 1988년·1996년 해태, 2013년 삼성까지 4차례 있었다.

팀 성적만 그런 게 아니다. 개인 성적도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이 딴판일 경우가 많다. 2023년 시범경기 타격 1위는 당시 LG 소속 서건창으로 타율 0.362(47타수 17안타)였다. 하지만 정규시즌 들어 서건창의 성적은 타율 0.200에 그쳤다. 2023시즌 타격 1위 손아섭(NC)은 반대였다. 그는 시범경기 타율이 0.231(39타수 9안타)로 낮았고 삼진도 10개나 당했다. 그러나 그해 손아섭은 타율 0.339로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다.

현재 한국 최고의 타자로 손색없는 KIA 김도영도 데뷔 시즌에 시범경기와 정규리그의 차이를 실감한 선수였다. 2022시즌 시범경기에서 김도영은 44타수 19안타로 4할대(0.432) 타율에 2홈런을 터뜨리며 펄펄 날았다. 그런데 정작 정규리그에선 첫 달 타율이 1할대(0.179)에 그치는 등 시즌 전체 타율이 0.237에 머물렀다.

시범경기와 정규리그 성적이 엇박자가 난 데는 각 구단이 시범경기에서 승패보다 정규시즌을 대비하는 것을 우선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특히 팀을 대표하는 투수들은 전력투구 대신 새 시즌을 위한 실전감각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 베테랑 타자들도 정규시즌에 대비한 타격 사이클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한다. 반면 신예급 선수는 시범경기에서 눈도장을 받아야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기에 전력을 다한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시범경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송용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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