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사, 美 노선서 단기 ‘운항 우위’ 전망

2025-10-05

USTR, 국내 해운사에 ‘단기 운항 우위’ 기회 제공

[미디어펜=이용현 기자]미국의 중국 선박에 대한 항만 수수료 부과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해외 해운사 내 중국 건조 선박의 미(美) 항로 배치 비중이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중국 선박 비중이 낮은 국내 해운사들이 미국 노선에서 ‘운항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USTR(무역대표부)은 오는 14일부터 중국산 선박과 중국산 선박을 이용하는 해운사들에게 입항 수수료를 부과한다.

이는 중국 선사의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경우 선박당 최대 100만 달러(약 14억 원) 또는 용적물에 톤당 최대 1000달러(약 144만 원)을 부과하고, 중국에서 건조된 중국산 선박에는 미 항구 입항시 선박 조건에 따라 최대 150만 달러(약 21억 원)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규제다.

이 규제에는 항로 거리나 선박 규모에 따른 예외 조항이 일부 존재하지만 중국 선박을 투입하는 선사들에게는 상당한 부담 요인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선사들 역시 이미 선박 운용 전략을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글로벌 해운 시장 분석 전문기관 Sea-Intelligence에 따르면 아시아→미국 항로(특히 미 서안 노선)에서 중국 건조 선박의 투입 비중은 2025년 상반기 25~30% 수준에서 최근 20~25%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USTR 규제의 리스크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기존의 미국 노선에 대한 중국 선박 배치를 유럽이나 중남미 노선으로 이동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중국 선박 비중이 높은 선사들이 미국 노선 투입을 줄이면 중국 계열 선박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 선사들이 운항 여력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미 노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스위스, 프랑스, 이스라엘 등 해외 주요 해운사의 중국산 선박 비율은 최소 10%에서 최대 32% 정도”라며 “HMM이나 SM상선 등 국내 해운사는 중국 건조선 비중이 최소 5% 정도 수준이기에 미국 노선 배치에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해운사들은 그간 미주 노선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 SM상선은 미국 서안 중심의 기존 노선 운영에서 벗어나 미국 동안 신규 노선 개설을 추진했다. 지난해 미주 동안 노선을 신규 개설하고 운용 노선에 미주 5개 노선을 추가하면서다. 이는 향후 휴스턴·사바나 등 미 남동부 및 동부 항만 진입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HMM 역시 미주 노선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루비호’를 포함해 총 6척의 선박을 새로 인도받아 미주 항로에 투입했으며, 미주 노선은 HMM 전체 항로 중에서도 핵심 축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HMM의 1분기 물동량의 미주 노선 비중은 36%에 달했다.

아울러 이 우위는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환경에 의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운사들이 USTR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노선 재편 뿐 아니라 신조선 투입이 필수적이지만 국내 조선사들의 슬롯에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과 한국은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양강 체제를 이뤄왔지만 국내 조선사의 경우 2028년까지 이미 수주 잔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새로 발주를 진행하더라도 실제 인도 시점은 2028~2029년 이후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다수다. 수주 누적, 건조 설계 복잡성, 자금 조달 부담, 부품·인력 수급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 작용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미주 노선은 국내 해운사들의 주요 노선 중 하나”라며 “USTR의 반사이익으로 단기적으로 미주 항로에서의 운항 우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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