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최고 신화집서 삶의 의미 찾다
中 고대신화·지리정보 담은 책
요괴를 애니 주인공으로 변형
길조 상징 동물을 선으로 표현
작가 4인의 ‘과거 재해석’ 눈길
영천 시안미술관(관장, 변숙희)은 특별 기획전으로 ‘新산해경: 오래된 미래’전을 11월 17일까지 진행한다.
‘산해경’은 중국 고대 신화와 지리 정보를 담은 책으로,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신화집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산해경’을 주제로 하는 시안미술관 기획전에선 ‘산해경’에서 엿볼 수 있는 과거의 지혜와 현대의 지식을 결합해 전통과 현대,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지점을 탐구한다. 이를 통해 과거의 지혜가 오늘날 우리의 삶에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를 제시한다.
전시 참여 작가는 고우리, 김민수, 박소현, 이상익 등 4명이다. 이들은 산해경에 기록되어있는 수많은 존재에게 주목한다.
먼저 고우리 작가는 산해경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연결’, ‘유동성’, ‘물활론’ 이란 키워드에 주목하고, 실과 천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감정의 변화와 인간관계의 불완전함을 추상적 형태로 표현한다. 여기에 물질이 마냥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닌, 물질과 생명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물활론적 사고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인간과 물질의 경계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이어간다.
김민수는 산해경에서 등장하는 신 혹은 요괴의 존재들이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변형되거나, 몸에 문신을 새기는 듯 한 형식으로 묘사한다. 과거의 상징과 현대의 해석을 연결하는 작업의 이면에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사회에 대한 작가의 기대감이 스며있다.
박소현은 산해경의 기록에서 길조를 상징하는 동물들을 선별해 자신 만의 독특한 선의 형태로 표현한다. 과거의 상징에 대한 현대적 재해석이다. 특히 작품 정면에서 쏜 강한 빛으로 만들어진 그림자는 산해경 속 상징들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길 바라는 인간들의 소망을 은유한다.
이상익은 산해경이라는 고대 신화집을 기반으로, 신화적 상징이 현대적 사고와 어떻게 연결되고 융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한다. 그가 제시하는 상징들은 단일적인 이야기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작품을 관람하는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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