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종식 원탁회의를 기대하며

2025-02-09

1923년 11월 8일 오후 8시, 독일의 뮌헨에 있는 어느 맥주홀에서 뮌헨과 바이에른 정부의 유력자들이 모두 참석하여 독일의 11월 혁명 5주년 기념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오후 8시 30분, 무장한 나치 돌격대가 맥주홀을 포위하였고, 뒤이어 히틀러가 연단에 올라 바이에른 주정부의 해산을 선언했다. 히틀러가 독일 역사에 등단하는 순간이었다. 물론 이 폭동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를 통해 히틀러는 한순간에 독일의 스타가 되었다. 독일의 나치 파시즘은 그렇게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여 세계사에 씻을 수 없는 폭력과 잔인함과 혐오와 대학살을 저질렀다.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내란을 일으킨 이후, 한국 사회에는 새로운 혐오와 폭력을 앞세우는 파시스트들이 전면에 나서서 대중을 선동하고 있다. 극우 유튜브가 선동하는 파시즘의 물결이 비로소 파시스트들과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윤석열은 내란 행위가 기폭제였다. 여당인 국민의 힘이 그들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파시스트들의 준동은 나날이 거칠어졌다. 마침내 서부지법까지 공격하는 헌정사 초유의 폭동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히틀러가 유태인을 혐오와 증오 대상으로 삼았던 것처럼 저들 파시스트들은 중국인을 혐오와 증오 대상으로 삼았고, 민주당의 이재명 당대표를 집요하게 공격하여 마침내 내란 행위를 정당화하는 여론까지 형성하게 만들었다. 범죄의 객관적 사실과는 아무 관련성이 없는 중국인과 이재명을 공격하는 이러한 행태는 기계적 중립을 표방한 모든 언론의 방송화면과 기사를 통해 여과없이 전국에 생중계되었다. 그리하여 한국 사회의 전면에 등장한 파시스트들의 존재는 부정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로 확정되고 말았다. 극우 파시즘의 등장의 기원과 철학적 원인을 살펴봐야 하겠지만 그건 내란을 종식한 이후에 사회적 대화와 학문의 영역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과제로 넘어가고 일단은 매우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개신교 일부와 극우 파시스트들의 결합, 종교와 정치의 망상적 결합이 한국에 등장한 파시스트의 주요한 특징이다. 거기에다 알고리즘으로 배치되는 SNS의 확증편향의 확산이 개신교 교도와 일부 청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을 파면 결정하더라도 국민저항권을 운운하며 폭동에 가까운 집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것이다. 여기에 여당인 ‘국민의 힘’이 올라탄 형국이다.

최근 조국혁신당에서는 ‘내란종식 원탁회의’를 제안했다. 이 제안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야당이 호응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내란종식 원탁회의’의 본질은 한국사회에 뿌리 내리려고 하는 극우 파시스트들의 폭력과 선동을 종식시키기 위한 연합군의 창설에 있다. 나치와 일본의 극우를 종식시키기 위한 2차세계대전의 연합군 같은 조직이 긴급하게 필요하게 되었다. 윤석열의 내란이 극우 파시스트들에 의해 재생산되고 있으며 불안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극우 내란의 일차적 종식은 정권교체에 있고, 궁극적 종식은 한국사회의 양극화와 이분법적 진영논리,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있다. 그런 면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전대표의 ‘새로운 다수 연합’의 제안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연합군들이 새로운 다수 연합을 결성하지 않으면 민주당만으로는 정권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번 조기대선에서의 정권교체는 극우 파시즘의 준동을 뿌리에서부터 잘라내고 새로운 나라로 가느냐 마느냐의 중차대한 갈림길이기 때문이다.

정도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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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gigo@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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