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올라탄 전선업계,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

2025-10-16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급증하는 전력 인프라 수요를 잡기 위해 국내 전선 '투톱' 기업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이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LS전선은 현지 거점을 마련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대한전선 역시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쓰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해저케이블(HVDC)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회사 LS그린링크는 약 1조 원을 투자해 미국 현지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은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州) 체사피크시(市)에 위치하며, 엘리자베스강 유역 39만6700㎡(약 12만 평) 부지에 연면적 7만 ㎡(약 2만 평) 규모로 지어진다. 지난 4월 착공했으며 2027년 준공,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LS전선의 해외 생산 거점 확보는 북미 뿐만이 아니다. LS전선은 현지 수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폴란드,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 케이블 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이처럼 해외 생산 체계를 늘리는 이유는 케이블 운송 비용을 절감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증가하는 수요에 즉각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현지 전력망 60% 이상이 노후한 상황이라 교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 또한 전력 인프라 수요를 높이고 있다. LS전선은 이와 함께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HVDC 기술 관련 추가 인증을 획득하고, 신제품 개발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대한전선은 당장 해외로 생산 거점을 늘리기 보다 현지 수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북미 시장수주를 늘리기 위해 지난 6월 캐나다 밴쿠버에 현지 영업 법인을 설립했다. 회사는 앞서 지난 2022년 캐나다에서 170억 원 규모의 초고압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관세 리스크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해외 생산 거점 확대는 면밀히 살핀 후 진행한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다. 만약 대한전선이 해외 생산 기지를 확대한다면, 현재 충남 당진에 건설 중인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이 마무리 된 시점이 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대한전선은 충남 당진시에 약 1조 원을 들여 해저케이블 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해당 공장은 축구장 30개 규모인 연면적 21만5000㎡ 부지로, 올해 6월 종합 준공된 해저1공장과 인접하고 있다. 공사가 끝나면 해저1공장 대비 약 5배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북미 시장 수주 확대를 위한 사업을 지속하는 한편 해외 공장 현지화는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현지화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지 고려하면서 상황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AI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 흐름이 맞물리며 전선 수요는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접어든 것으로 시장은 평가한다. 실제 투톱 기업의 수주 잔고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LS전선의 지난 6월 말 기준 수주 잔고는 6조1297억 원, 대한전선은 올해 8월 말 기준 3조2500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 3조 원을 돌파했다.

시장 유망성도 높다. 시장조사업체인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글로벌 전선 시장 규모가 지난해 2908억 달러(408조 원)에서 연 평균 7% 성장해 오는 2032년에는 4978억 달러(69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선은 전력망과 데이터 전송망을 연결하는 핵심 소재 산업"이라며 "생성형 AI 확산으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전력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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