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리그 병살 2위' 노시환, 한화 4번 자리에서 내려올까

2025-07-03

득점권 타율 0.313이지만 3점 차 이내 상황에서 클러치 부족

체력 저하에 심리적인 부담까지 겹치며 삼진도 증가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리그 선두를 지키고 있는 한화는 올 시즌 확실한 색깔을 갖고 있다. 리그 최강의 평균자책점(3.43)으로 압도적인 마운드 운영을 보여주는 반면, 팀 타율은 0.254로 하위권(8위)에 머물고 있다. 즉, 타선보다는 투수력을 바탕으로 승부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 타선의 약점은 4번 타자 노시환의 부진에서 시작된다.

노시환은 지난 시즌 136경기 출전 타율 0.272 24홈런 8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0으로 타고투저 시즌임에도 2023시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성적을 냈다. ABS 적응 실패와 함께 선구안이 무너지며 2023시즌보다 삼진이 11개 늘었으며 볼넷은 14개가 줄었다.

이번 시즌 지적받던 타격폼도 바꾸며 절치부심했지만,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즌 현재까지 그는 타율 0.231(303타수 70안타) 15홈런 53타점 33볼넷 78삼진 OPS 0.746을 기록 중이다. 이 페이스라면 지난 시즌 129삼진을 넘어 140삼진이 예상된다.

노시환은 이번 시즌 팬들에게 가장 질타를 많이 받는 선수다. 특히 김경문 감독이 노시환을 지속적으로 4번에 배치하며 팬들의 분노는 깊어지고 있다. 노시환은 지난 6월 초 6번으로 짧게 뛴 경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기에서 4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노시환은 한화의 4번 타자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을까.

노시환은 이번 시즌 득점권 상황에서 타율 0.313(83타수 26안타) 6홈런 41타점 OPS 0.940으로 겉보기에는 나쁘지 않지만, 상황별 성적을 보면 문제의 본질이 드러난다. 노시환은 이번 시즌 9개의 병살타로 롯데의 빅터 레이예스(12개)의 뒤를 이은 리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78개의 삼진도 삼성의 김영웅(80개)에 이어 리그 2위다. 상황별 기록을 살펴보면 3점차 이내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노시환의 타율은 0.219(114타수 25안타) 6홈런 33타점으로 시즌 타율보다 하락하고, 1점차 이내의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는 타율 0.179(84타수 15안타) 4홈런 23타점으로 급격하게 떨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3점차 이내 주자 1루 상황에서 12개의 삼진, 4개의 병살타로 이 부문 각각 팀 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즉 클러치 상황에서 믿고 맡기기 어려운 성적이다. 결국 노시환은 이번 시즌 wRC+(조정 득점 창출력) 95.7로 100 이하로 내려왔으며, WPA(승리 확률 기여도)도 유격수 심우준(-0.39)보다 낮은 -0.40이다.

이번 2일 대전 NC와의 경기에서도 노시환은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팀이 0-1로 끌려가던 6회말, 바뀐 투수 전사민을 상대로 루이스 리베라토-문현빈이 연속 안타를 때려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지만 노시환이 3루수 앞 병살타로 흐름을 끊어버렸다.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한화는 결국 0-2로 패하고 말았다.

한화의 김경문 감독은 부진에 빠진 노시환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초 "(노)시환이가 없었다면 우리가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며 지지를 보냈고, "감독은 말을 아껴야 한다. 결국 (노)시환이가 잘 해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시환은 체력이 떨어지며 타석에서의 부담감도 심해지고 있다. 실제로 노시환은 한화가 치른 80경기에 모두 출전했으며, 단 1경기 지명타자를 제외하고는 79경기에서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수비 이닝만 701.1이닝으로 리그 최다다. 체력 부담과 함께 중대한 역할의 4번 타자 자리를 맡다 보니 선구안도 흔들려 스트라이크 존에서 많이 벗어난 공에도 배트를 휘두르는 일이 많아졌다.

한화는 여전히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4위 KIA와의 격차는 3.5경기까지 좁혀졌다. 최근 10경기 4승 6패로 하락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타선의 반등이 절실하다. 투수들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띄는 현 상황에서 김경문 감독이 노시환의 타순 조정이라는 승부수를 던질지, 시즌 후반부 한화의 성적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wcn050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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