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만 > 14억
카보베르데의 기적에 중국이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인구 수와 국토 면적에서 수천배나 큰 대국이 축구에서는 한없이 작은 현실을 새삼 절감했다.
중국 포털 왕이닷컴은 14일 카보베르데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행 소식을 전하며 “인구 52만명의 국가가 월드컵에 출전하는데 14억명의 중국은 다시 들러리가 됐다. 중국 대표팀은 부끄러운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글을 작성한 중국 스포츠 크리에이터 펑궈샹은 “카보베르데 선수들이 첫 월드컵 진출에 환호한 카보베르데 국립경기장은 중국의 지원을 받아 건설돼 2014년 8월에 개장했다. 그들이 이 경기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쓴 반면, 중국은 두 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14억 세계 최고의 인구 대국 중국으로서는 52만명에 불과한 카보베르데의 월드컵 본선행이 부러울 수밖에 없다.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 탈락한 중국은 축구에서는 변방에 머물고 있는 현실이 바뀌지 않고 있다.
카보베르데는 이날 세계 축구사에 남을 역사를 썼다. 카보베르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에스와티니와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D조 최종전(10차전) 홈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7승2무1패 승점 23점으로 예선을 마친 카보베르데는 전통의 강호 카메룬(5승4무1패 승점 19)을 제치고 1위를 확정,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FIFA 랭킹 70위 카보베르데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6번째로 북중미행을 확정한 나라가 됐다. 카보베르데가 사상 최초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하자 경기장의 팬은 물론, 거리를 가득 메워 응원을 펼치던 팬까지 국기를 흔들며 감격해 했다.
아프리카 서쪽 대서양에 있는 카보베르데는 15개의 섬으로 이뤄진 군도 국가다. 15세기 포르투갈에 의해 발견된 이래 500여년간 식민지로 있다가 1975년 독립했다. 국토 면적은 4033㎢로 한국의 25분의 1 정도이며, 세계은행에 따르면 인구는 52만5000명에 약간 못 미친다.
카보베르데는 2018년 러시아 대회의 아이슬란드(당시 인구 33만명)에 이어 월드컵 본선 출전국 중 인구가 두 번째로 적은 나라다.

카보베르데 선수들은 경기 후 서로 껴안고 환호하며 기뻐했다.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관중도 경기장 안으로 뛰어들어와 감격해 했다. 카보베르데 정부는 역사적인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이날을 국경일로 선포했다.
카보베르데는 축구 실력이 인구와 땅덩이 순이 아니라는 것을 세계에 알렸다. 중국은 다시 한번 뼈아픈 현실을 자각하며 고개를 떨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