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미국 로비스트들의 발길이 분주했던 곳은 주로 의회와 연방정부 기관들의 로비였다. 그러나 이제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세계 최대 갑부인 일론 머스크가 공동 수장으로 일하는 정부효율부(DOGE: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가 로비스트들의 성지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현지시간 20일 보도했다.
DOGE는 예산 감축과 규제 개혁 방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하는 기구다. 아직 어떤 공식적 책무나 권한을 부여받지 않았다. 소수의 직원이 백악관에서 떨어진 곳에서 비공개 회의만 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선 이후 기업과 업계 이익 단체들은 자신들의 의제를 관철하고 이권을 보호하기 위해 의회 상임 위원회와 연방기관보다 DOGE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워싱턴의 노련한 로비스트들은 트럼프로 향하는 지름길이 머스크인 것을 간파했다.
현재 DOGE의 공식 채널은 소셜미디어 X의 DOGE 계정 뿐이다. 사무실도, 공식적인 이메일 주소도 없다.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비용절감 아이디어나 구인 신청서를 게재하라고만 했다.
DOGE는 정부효율부라고 불리지만 일반 정부 부처가 아니다. 이 때문에 로비스트는 접촉 사실을 공개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일부 기업은 DOGE에 직접 줄을 댄 사실을 자랑스럽게 공개하기도 한다.
방산업체 L3해리스 테크놀로지는 이번 주 머스크와 DOGE 공동수반인 비벡 라마스웨이에 서한을 보낸 뒤 이를 회사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이 기업은 연방 조달 계약의 4가지 절차 개선을 당부했다.
진단검사협회( Association for Diagnostics & Laboratory Medicine )의 경우 연방식품의약국의 실험실 내 매디컬 테스트 제한을 철폐하기 위해 '정부효율 달성을 위한 의회 모임(DOGE 코커스)'에 참여하는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컨설팅기업 RSM 역시 'DOGE 코커스'에 참여하는 의원들을 상대로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DOGE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이들은 광대역 인터넷에서 헬스케어와 은퇴 노조원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를 대변한다. 미국 은퇴자 연맹(ARA: Alliance for Retired Americans)의 경우 머스크에 사회보장연금과 은퇴자 의료보험, 저소득가구 의료보험을 손대지말라고 로비활동을 하고 있다.
공화당 로비스트 샘 게둘디그는 최근 머스크의 관심을 끌기 위해 대놓고 언론 플레이를 벌였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머스크가 보는 보수적 매체 브라이트바트 뉴스에 "그냥 DOGE하라!(Just DOGE IT)"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고 매체 편집장이 해당 기고문을 머스크의 자회사 X에 올렸다고 전했다. 게둘디그는 머스크가 볼 것이라 생각해 브라이트바트에 기고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kongsik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