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하루 2잔, 여성 1잔의 술은 괜찮다고 권고해 왔던 미 정부가 지침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공중보건국장 비벡 머시는 지난 3일 보고서를 발표해 “알코올은 막을 수 있는 암 발병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점이 이미 충분히 입증됐다. 미국에서 연간 10만건의 암 발병, 암 사망자 2만명이 음주와 연관이 돼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알코올 음료(술)는 7가지 유형(유방암·대장암·식도암·간암·구강암·인두암·후두암)의 악성 종양(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며 담뱃갑처럼 술병에 '음주 시 악성 종양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메시지가 담긴 경고 라벨을 붙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발표는 5년에 한 번씩 이뤄지는 '미국인을 위한 식단 지침' 개정을 앞두고 발표됐다. 앞선 2020년 지침에서는 '남성은 하루 두 잔, 여성은 하루 한 잔 마셔도 되지만 폭음은 피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보고서가 공개됨에 따라 해당 문구가 '모든 음주는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으로 바뀔 가능성이 논의된다. 또한 현재는 임신 중 음주와 음주운전에 대한 경고만 있는 현재 알코올 음료 라벨의 경고 문구가 1988년 이후 처음으로 바뀔 수도 있다.
경고성 라벨 부착이 의무화되기 위해서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지만 머시 국장의 발언으로 알코올성 음료 제조업체 주가가 1% 이상 하락했다고 CNBC는 전했다.
47개국에서 제조업체에게 알코올성 음료에 대한 경고 문구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간암' 등 암 위험성을 언급하도록 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아일랜드는 “알코올과 치명적인 암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경고 문구를 2026년부터 의무화할 예정이다.
한편, 하루 한 잔 레드와인을 마시는 믿음은 예전부터 학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외과 교수인 파이즈 보라 박사는 CNBC에 “80~90세의 건강한 노인들이 와인이나 스카치 한 잔을 마시며 장수하고 있다고들 하지만 과학적으로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경고 문구 의무화를 지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