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수요 늘었지만…패키지 중심 여행사들 1분기 실적 ‘후진’
“업계 수익성 회복은 환율 안정, 항공 공급 정상화, 디지털 역량을
활용한 고객 접점 확대 전략이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달려 있어”
올해 1분기 해외여행 수요는 증가했지만, 정작 주요 여행사들의 실적은 되레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여행 선호 트렌드가 확산되는 가운데, 고환율과 항공권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패키지 중심의 전통 여행사들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610억원, 영업이익은 12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1%, 41.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두투어 역시 매출 62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8%, 12.2%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전반적인 해외여행 수요 증가와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2월 해외 출국자는 총 559만855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하지만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요 여행사들의 패키지 송출객 수는 오히려 줄었다. 하나투어의 1분기 패키지 송출객은 56만343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모두투어는 25만2290명으로 무려 23.5% 급감했다.
지역별로는 일본, 동남아, 남태평양 지역의 감소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하나투어 기준 일본 송출객은 14만5000명으로 11.0% 감소했고, 동남아는 28만3000명으로 8.1% 줄었다. 남태평양 지역은 2만3000명에 그치며 32.3%의 큰 폭 하락을 기록했다.
이 같은 감소는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과 저비용항공사(LCC)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국과 유럽 지역은 예외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중국의 경우 5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64.1% 증가했으며, 유럽도 3만7000명으로 12.1% 늘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이 수요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1분기 해외여행 수요는 분명 증가했지만, 고환율과 항공권 가격 상승, 자유여행 트렌드 확산이 겹치며 전통 여행사들의 수익성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개별여행 수요 증가와 OTA·LCC 시장의 확대가 패키지 상품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여행사들도 고부가가치 패키지 확대, 디지털 전환, 자유여행형 상품 강화 등 전략 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또 “해외 법인과의 연계,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도 중장기 성장의 모멘텀 확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궁극적으로는 환율 안정과 항공 공급 정상화, 디지털 역량을 활용한 고객 접점 확대 전략이 여행업계의 수익성 회복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