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하늘이 지난 3월 영화 ‘스트리밍’을 개봉시킨 데에 이어 이번 달에는 ‘야당’(감독 황병국)을 내놓는다. 그야말로 스크린계 ‘월간 강하늘’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스트리밍’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며 극장가 침체기의 쓴맛을 제대로 맛봤다.
“글쎄요. 사실 개봉하는 이후부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요. 잘 되면 좋지만 안 되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극장가 침체기를 느꼈냐고요? 그러기엔 관객수가 많은 영화도 있으니까요. 어쩌면 관객들의 돈을 쓰는 가치가 많이 달라진 게 아닐까란 생각은 했어요. 예전 티켓값이 6000원 정도 할 땐 커피 마시다가도 ‘영화나 한 편 보러 갈래’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는데, 이젠 그러기가 어려운 가격이잖아요. 돈 쓰는 가치가 달라진 만큼, 크리에이터들이 해야할 일이 있다면 그 가치에 맞는 좋은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것 같아요.”
강하늘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야당’을 개봉하는 심정과 촬영 후기, 유해진, 박해준과 함께한 소감 등을 공개했다.

■“‘야당’ 정치물은 아니에요”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강하늘),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유해진),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박해준)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강하늘은 극 중 전국구 야당인 ‘강수’ 역을 맡았다. 영화 제목 때문에 정치물로 오인받긴 했지만, 명확하게 오락영화라고 강조했다.
“의도한 건 아닌데 이런 상황이 와서 더욱 정치물로 오해받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바꿀 수도 없는 거고요.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땐 저도 ‘정치물인가’ 싶었는데 읽어보니 아니더라고요. ‘야당’이란 직업도 허구인 줄 알았는데, 실제 있는 사람들이라서 더 몰입이 됐고요. 이번엔 손익분기점이 넘었으면 좋겠어요. 투자한 분들 중 우는 사람은 안 나왔으면 하니까요.”

그가 연기한 강수는 전국구 야당에서 배신과 음모로 바닥을 치는 캐릭터다. 변화가 많은 인물이라 감정 수위를 조절하는 데에 세심하게 공을 들였다는 그다.
“제일 고민했던 건 마약판 브로커 ‘야당’이란 직업이 부정적인 터라 ‘강수’에게 관객들이 처음부터 비호감을 가질까 했던 점이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그 직업을 선하게 보이고 싶지도 않았고요. 그 중간에서 톤 조절을 해나가야 했죠. 이후 강수가 밑바닥을 치고 마약을 끊은 채 복수를 꿈꾸는 과정에선 말 더듬는다는 콘셉트를 더해 차이를 두고자 했어요. 일종의 단약 후유증처럼요. 그 단계를 고민하면서 복잡하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박해준은 편안한 사람, 유해진은 대단한 배우”
그는 이번 작품에서 박해준, 유해진과 합을 맞춘다. 착하기로 소문난 박해준과 미담 사냥꾼 강하늘에게 둘 사이 ‘착한 시너지’ 효과가 있었느냐고 묻자 와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그건 잘 모르겠지만 저와 정말 잘 맞았어요. 엄청 편안하고 저와 성격도 비슷하거든요. 좋은 의미론 릴렉스한 형이고, 굉장히 슬렁슬렁한 성격이에요. 현장에서도 둘이 가만히 앉아있으면 멍만 때리거든요. 둘 다 에너제틱한 사람은 아니라서 더 빨리 친해졌던 것 같아요. 그런 형이 이번에 ‘폭싹 속았수다’로 더 잘 된 것 같아 기뻐요.”
유해진은 평소 너무 좋아하는 배우였다며 팬을 자처했다.
“워낙 좋아했어요. 유해진 선배는 어떤 역을 연기하든 그 캐릭터처럼 보이는 배우잖아요. 진짜 배우고 싶은 부분이었는데, 이번에 함께 연기할 때 더욱 크게 느꼈어요. 유해진 선배는 고민하는 시간도 정말 길고, 촬영 현장에서 항상 집중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대단한 연기를 하는구나 싶었죠. 감독 디렉션에 연기 한 스푼 더하고, 공간의 분위기로 한 스푼 더해 융합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느낌이랄까요?”
좋은 선배들과 함께해 더 성장했다는 그에게, 변하지 않는 가치는 뭐냐고 물었다.
“제 연기가 작품을 넘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제 캐릭터는 작품 아래 있어야지, 영화 밖으로 튀면 안되거든요. 연기할 때마다 체크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정답은 감독에게 있다고 믿어요. 그래서 의견이 안 맞아도 감독의 말에 따르는 편이고요. 배우는 작가와 감독이 쓴 글을 표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동의해야죠. 그래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믿고 있어요.”
‘야당’은 오는 1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