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추구하는 전통의 교양들…‘MC 교체·투입’이 답일까 [D:방송 뷰]

2025-02-21

‘TV쇼 진품명품’ →‘세상에 이런일이’

개편 시도하는 장수 프로그램들

26년 동안 시청자를 만나 온 SBS ‘세상에 이런 일이’부터 30년 역사의 KBS ‘TV쇼 진품명품’까지. 방송사의 대표 ‘장수 프로그램’들이 흔들리고 있다. ‘경쟁력 악화’를 이유로 ‘변화’를 요구받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프로그램의 의미마저 퇴색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자아낸다.

최근 5년 이상 진행한 MC에 대해 ‘경쟁력 악화’를 이유로 교체를 지시해 반발을 샀던 KBS는 지난 19일 교양프로그램 ‘TV쇼 진품명품’에 홍주연 아나운서가 새롭게 합류했다고 밝혔다.

KBS PD협회에 따르면 교양다큐센터 PD들은 지난 3일 ‘MC의 진행 경력이 5년 이상 된 프로그램은 예외 없이 진행자를 변경한다. 내일(화요일)까지 교체안을 제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아침마당’의 김재원·엄지인 아나운서, ‘6시 내고향’의 윤인구·가애란 아나운서, ‘TV쇼 진품명품’의 강승화 아나운서 등이 해당되는 가운데, PD협회는 해당 프로그램들의 제작진은 현 MC가 프로그램의 경쟁력 기여도가 높으며 외부 MC에 비해 제작비 절감의 효과 또한 높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이라도 MC 교체와 관련한 일방적인 지시를 철회하라. 또한 MC 선정을 비롯한 프로그램의 변화를 꾀하고 싶다면 최우선적으로 제작진을 직접 만나 의견을 청취하라”라고 촉구했다.

결국 ‘TV쇼 진품명품’은 기존 진행자인 강승화 아나운서와 함께, KBS 홍주연 아나운서가 새롭게 합류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의 변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TV쇼 진품명품’은 물론, 다수의 교양프로그램 또는 장수 예능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TV 플랫폼의 위상이 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다수의 프로그램들이 시청률도, 화제성도 챙기기 어려워진 가운데, ‘의미’에 방점을 찍는 시사 또는 교양, 전통 예능이 더욱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

무려 26년 동안 시청자들을 만나 온 SBS 교양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가 지난해 폐지설에 휩싸였고, 이에 시사교양본부 PD들이 “시사교양본부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 프로그램”이라며 즉각 반발한 바 있었다. 결국 임성훈, 박소현 대신 MC 전현무를 투입해 ‘새 단장’하는 것으로 논란이 일단락됐지만, 새롭게 돌아온 ‘와! 진짜? 세상에 이런 일이’도 결국 최근 종영을 하게 됐다.

앞서는 ‘역사저널 그날’이 ‘개편’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종영을 하게 돼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산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새 MC를 선임하는 과정에서도 “4월 초 유명 배우가 MC로 확정됐는데, 이 본부장이 첫 녹화를 며칠 앞둔 지난달 25일 이상헌 시사교양2국장을 통해 ‘조수빈 씨를 낙하산 MC로 앉히라’고 통보했다”는 제작진의 폭로가 나와 논란이 됐었다.

물론 방송사 측의 ‘경쟁력 악화’에 대한 고민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개편 전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와 현재 방송 중인 ‘TV쇼 진품명품’ 모두 2%대의 시청률에 머무르고 있었으며 ‘역사저널 그날’ 또한 2~3%대로 시청률은 높지 않았었다.

그러나 시사·교양프로그램을 ‘시청률’이라는 잣대로만 평가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긴 시간 시청자들과 함께하며 쌓아온 신뢰를 새 프로그램으로 다시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 ‘세상에 이런 일이’ 폐지설이 불거진 당시 시사·교양 PD들이 “막내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구성과 편집을 배우는 작가와 PD들이 이 프로그램에서 세상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실력을 쌓는다”고 언급한 것처럼 무형의 가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개편’ 등 ‘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방송사들의 노력도 물론 필요하다. 다만 MC진은 물론, 제목까지 바꾸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지만 결국 유의미한 반응을 끌어내지 못한 ‘와! 진짜?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알 수 있듯이, MC를 바꾸고, 새롭게 투입하는 것으론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변화를 추구하다가 시청률은 물론, 가지고 있던 의미, 가치마저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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