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미국만' 개칭 구글에 민사소송 걸 수도"
NYT "멕시코만서 美의 영유권 가능 수역, 전체의 46%로 과반 미달"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멕시코만'(Gulf of Mexico)의 명칭을 '미국만'(Gulf of America)으로 바꾸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명령을 받아들인 인터넷 기업 구글을 상대로 멕시코 정부가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EFE 통신 등에 따르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현재 구글과 분쟁 중이다. 필요하다면 민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말 멕시코만의 명칭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조처의 부당성을 밝히는 항의서한을 보냈지만 구글 측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 "그들이 계속 고집을 피운다면 우리 역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만'이란 이름이 북미 대륙과 연결된 대륙붕에만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구글 측에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백악관이 내놓은 명령을 확인해 보면 이건 만 전체가 아니라 (미국측) 대륙붕만 지칭한 것이란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구글은) 멕시코 영토인 우리 대륙붕에까지 (미국만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에 따라서 소송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셰인바움 대통령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육상·해상경계 관련 데이터베이스인 '소버린 리미츠'(Sovereign Limits) 자료를 인용, 멕시코만에서 미국이 영유권을 행사할 수 있는 면적이 46%로 과반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멕시코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해역은 전체의 49%로 이보다 다소 넓은 편이며, 나머지 해역은 쿠바가 관할하고 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지난달 20일 행정명령을 통해 멕시코만의 명칭을 미국만으로 바꿀 것을 지시했다.
이에 구글은 같은달 27일 자사의 지도서비스인 '구글맵' 미국 내 이용자에게는 멕시코만이 미국만으로 표시되게 할 것이란 방침을 밝혔다.
또 멕시코 내 이용자에게는 '멕시코만'으로 보이게 하고, 제3국에선 두 이름이 모두 보이도록 병기해 왔지만, 멕시코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 과정에서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만의 명칭을 일방적으로 바꾸려면, 미국 남서부 일부 지역도 전쟁으로 미국에 빼앗기기 전의 명칭인 '아메리카나 멕시카나'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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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