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태백 URL, 사용후핵연료 문제 해결의 첫 걸음

2025-01-21

아랍에미리트(UAE)의 첫 원자력발전소인 바라카 원전을 한국형 신형 가압경수로인 APR1400으로 건설한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UAE에 대한 원전 수출 이후 한수원은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사업 수주에 이어 지난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제 대한민국의 원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원전 선진국인 한국이 아직도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을 확립하지 못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핀란드의 경우 세계 최초로 고준위 방폐장을 운영하기 위해 시운전에 돌입했고, 스웨덴·프랑스·스위스·캐나다 등도 방폐장 운영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거나 부지 확정이 임박했다고 한다.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에서 앞서 나가는 나라들의 현실이 부럽기도 하고 아직 방폐장에 대한 첫걸음도 떼지 못한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다.

그런데 지난해 말 고준위 방폐장 건설을 위한 단초를 마련했다는 희소식이 들렸다. 고준위 방폐장을 건설하기 전 실제 방폐장이 들어설 수 있는 장소와 유사한 환경을 가진 지하 500m 공간을 확보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방폐물 처리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용 지하 연구시설(URL)’ 부지가 확정됐다는 소식이다. URL은 순수하게 연구 목적으로만 활용하고 고준위 방폐물을 반입하지 않는다. 따라서 방사성폐기물 반입에 따른 우려가 없는 순수한 연구시설로써 향후 연구 자체로서의 성과뿐만 아니라 국민이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의 안전성을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는 교육시설로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URL이 완공되는 2032년 이후 태백시는 새로운 부흥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URL 설계·건설에만 5000억원 이상이 들고 연구개발이 확대되면 1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URL로 말미암은 직접적 경제 효과는 물론이고 간접적인 고용 유발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력은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앞으로도 그 역할을 충실히,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이다. 사용후핵연료 처리시설의 확보를 위한 로드맵 구축이 절실한 시점에, 사전 연구시설인 URL 부지가 확정됐다는 것은 이제 한국도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연구시설을 유치한 태백시의 발전을 기원하며 우리 한국수력원자력도 원자력의 안전한 운영을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 더 크게 기여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조석진 한국수력원자력 발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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