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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1호 치과의사, 토선(土禪) 함석태 선생. 일제의 탄압을 딛고 우리 민족 구강 보건 계몽 활동에 힘썼던 그는 당시 고미술품 수장가(收藏家)로서도 경성 내에서 내로라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의 수장품은 대부분 찾아볼 수 없다. 광복 후 미술품을 싣고 월남하던 중 이북 어딘가에서 행방불명되고는 더 이상 행적을 찾아볼 수 없게 돼 버린 탓이다.
그리고 2025년. 치협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경성 콜렉터’ 함석태 선생의 삶과 발자취를 KBS ‘TV쇼 진품명품’이 조명한다.
‘TV쇼 진품명품 30주년 특집 : 1930 경성 콜렉터-들’은 오는 3월 2일 오전 10시 55분 KBS1에서 방송된다. 이번 특집에는 함석태 선생과 함께 전형필, 장택상, 이병직 선생 등 고미술품 호황기라고 불리던 1930년대를 휘어잡았던 인물들이 소개된다.
이들 가운데에서도 특히 함 선생은 우리나라 최초의 치과의사이자, 당시 경성에서 내로라하는 수장가들 사이에서 ‘소물진품대왕(小物珍品大王)’이라고 불릴 만큼 특색 있는 도자기 및 공예품을 수집해 더욱 매력적인 인물로 손꼽힌다.
그가 이처럼 고미술품 수집에 천착한 것은 일제의 수탈로부터 우리 민족의 혼을 지켜야 한다는 남다른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이나 깊이와 폭도 넓었다. 기록된 바에 따르면 당시 그가 소장한 고미술품만 약 300점에 달하며, 이 가운데에는 국보급 유물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함 선생이 수장품 중 대표작인 ‘백자 금강산 연적’은 현재 북한의 국보로 지정돼 있다.
이 밖에도 이번 특집에서는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함석태 선생의 여러 전기가 조명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권 훈 대한치과의사학회 회장이 출연해, 함석태 선생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들을 전한다.
권 회장은 “함석태 선생은 일제강점기 유일한 우리나라 치과의사로서 국민 구강위생을 위해 노력했을 뿐 아니라, 고미술품 수집으로 민족의 문화를 지키신 분”이라며 많은 관심과 시청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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