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유럽 "美 LNG 사겠다"…다급한 러, 中 수출 늘려

2025-01-16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전 세계 석유·가스 공급을 둘러싼 에너지 지형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가 대미 무역흑자가 큰 국가들을 정조준하면서 유럽·일본 등 주요국들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반면 러시아는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들과 연대 및 협력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블록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 시간) 미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천연가스 수출량은 760만 9597MMcf(백만제곱피트·1세제곱피트의 100만 배)에 달한다. 트럼프 1기 시작 전인 2015년(178만 3512MMcf)보다 4배 넘게 늘었다. 미국은 이미 세계 최대 LNG 공급자로 올라섰는데 트럼프는 자국의 행정 규제를 과감히 풀어 세계 에너지 시장의 헤게모니를 완전히 틀어쥐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LNG 공급을 지렛대 삼아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한편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카드로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엄청난 무역적자를 보상해주기 위해 (유럽이) 우리의 석유와 가스를 대규모로 구매해줘야 한다고 얘기했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끝장을 볼 때까지 관세”라고 언급했다.

관련국들은 벌써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가 직접 콕 집은 유럽은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을 크게 늘려나갈 방침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미 대선 이후 트럼프와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러시아산 LNG를 미국산으로 대체하면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베트남도 트럼프 2기 출범에 맞춰 미국산 LNG 수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도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는 트럼프의 에너지 굴기에 맞대응할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 최근 친서방 국가 몰도바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끊은 러시아는 중국 등 권위주의 진영을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대중국 가스 공급로인 ‘시베리아의 힘’을 통해 중국 수출을 늘려나가는 동시에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브릭스(BRICS) 국가인 인도와 중앙아시아 등에 원유 수출을 늘리며 러시아의 에너지 패권을 지켜낸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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