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사흘 넘게 침묵을 이어갔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송구스러운 마음 때문에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고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축사를 하기 위해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의 날’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헌재의 탄핵심판 이후 공식행사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출마 여부를 포함해 깊은 고민을 하면서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조기대선이 점쳐지던 시점부터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할 계획을 밝혀온 바 있다. 또 대선 출마를 사전 작업으로 ‘다시 성장이다’을 출간하기도 했다. 오 시장의 이번 발언만 놓고 본다면 경선 출마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 시장은 헌재 결정에 대해서도 사흘째 침묵을 이어갔다. 오 시장은 헌재 결정에 앞서 그동안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헌재를 비판해왔다.
그는 지난달 10일 SNS에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 실체적·절차적 흠결을 보완하기 위해 변론을 재개해야 한다. 흠결을 안고 시간에 쫓겨 결론을 내릴 이유가 없으며, 그럴 경우 심각한 갈등이 초래될 것”이라는 글을 남기도 했다. 그러면서 “헌재가 헌정사의 중대한 변곡점에서 오점을 남기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 지난달 17일 한 종편방송에 출연해 “아무래도 (선고가) 늦어지는 것은 이상징후”라며 “당초보다 각하나 기각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같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헌재는 지난 4일 헌법재판관 전원일치로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했다.
침묵을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오 시장은 “사실 굉장히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송구스럽다”며 “이런 헌재의 결정이 나온 다음에 사실 송구스러운 마음 때문에, 죄송스러운 마음 때문에 말씀드리는 걸 많이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입장이 정리되면 한꺼번에 제 입장을 좀 밝힐 기회를 가지려고 한다”고 했다.
시점에 대해서는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며 “지금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있는 단계이니 조만간 마무리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오 시장이 경선출마 선언을 늦추는 이유가 명태균씨와 관련있는지 묻는 질문에 “전혀 관계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