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에 날 세우던 이준석, 첫 행보로 TK…보수층서 '경쟁력' 인정받을까

2025-04-07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와 천하람(오른쪽) 개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이 6일 경북 영덕 문화센터를 방문, 구호물품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이준석 대선캠프 제공)2025.04.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TK(대구·경북) 현장' 방문과 '반이재명'을 앞세우며 보수 표심 공략에 나섰다. 보수층이 대선 후보에 대한 '전략적 선택'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집토끼'들에게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전망과 "중구난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 경북 칠곡 청구공원묘지 소재 조부모 산소에 성묘한 뒤 영덕으로 이동해 산불 피해 현장 봉사활동을 했다. 영덕은 이 후보 조모의 고향이기도 하다. TK 방문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사실상 대선 기간이 시작된 뒤 이 후보가 보인 첫 행보다. 이 대표는 향후 여러 차례 TK를 방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판하는 것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를테면 이 후보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긴급최고위에서 "계엄령까지 선포한 대통령이 지나간 자리에 국부펀드를, 엔비디아 같은 기업 하나 만들어서 국민이 사이좋게 나눠 갖자는 망상의 경제관이 들어와서는 안 된다"며 "또 하나 사라져야 할 악의 축"이라고 했다.

이같은 행보를 두고 이 후보가 중도·보수층을 기반으로 둔 이 후보가 '집토끼' 잡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후보가 TK를 중심으로 한 보수층이 '전략적 선택'에 나선 국면이라고 판단하고 보수 민심 얻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4일 "영남 지역 민심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 진영이 일시적으로 구심점을 잃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에 대선을 앞두고 선거에서 이재명 대표를 이길 만한 후보를 찾는 과정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TK와 PK(부산·울산·경남) 응답자의 44%가 차기 지도자 선호도에 대한 응답을 유보한다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TK 유권자들이 차기 지도자로 꼽은 보수권 후보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11%)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7%), 홍준표 대구시장(6%), 이 후보(5%)가 뒤를 이었다. 탄핵 심판 전 줄곧 1위를 달려온 김 장관의 지지율이 내려간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보수층에서는 '정권을 재창출할 인물이 없다'고 여기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누군가 강력한 후보로 인정받는다면 (유보층들이) 그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4.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수층은 실제로 누가 이길 사람인지를 냉정하게 판단할 것"이라며 "당내 경선 아닌 본선에서의 '중도 확장성'을 감안하면 보수 후보 순위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지지율이 보수 후보군에게 분산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 후보 입장에서 중도·보수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경쟁력과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3%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현재 보수 대권 후보의 포지션이 비어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보수) 유권자들은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을 이길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이준석 지도부 때만 선거에서 이재명 민주당을 이겼다. '집토끼'에게 인정받으면서도 외연을 넓힐 것"이라고 했다. 개혁신당은 현재 이 후보의 행보가 국민의힘과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보수층과 중도층 표심을 모두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후보 행보는 거대 양당을 모두 비판하는 '모두까기' 형태다. 중구난방을 보일 수 있다"며 "어떤 세대·지역·이념을 기반으로 한 지지층을 공략할 것인지 방향성을 명확하지 않아 보이는데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갤럽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3.7%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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