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과 효율 다 잡은 ‘파리’ 호텔 2

2025-01-16

만족스러운 파리 여행은 좋은 숙소에서 시작한다. 공유숙박은 조금 불안하고, 5성급 호텔은 가격이 부담스러우니 중간에서 합의점을 도출했다.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관광에 적합한 위치, 매력적인 가격, 쾌적한 환경 세 가지다. 이를 고루 갖춘 호텔 2곳을 찾았고, 에디터가 직접 결제해 다녀왔다. 만족도는? 파리의 낭만을 경험할 때 좋은 친구가 돼 주는 호텔들이다.

●코트야드 갸흐 드 리옹

우리나라에는 역세권이란 말이 있다. 지하철역에서 가까울수록 주거비도, 숙박비도 조금 비싸다. 유럽은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한다. 심지어 기피하는 경우도 있다고. 그렇지만 리옹역(Gare de Lyon)은 예외다. 유동인구가 많아 대체로 안전한 인상이다. 역과 주변에는 다양한 프랜차이즈 매장과 상점이 있어 볼거리도 많고, 파리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브라세리(brasserie)도 여럿 있다. 다양한 대중교통 노선(메트로 1·14호선, RER A·D 등)을 활용해 파리 곳곳을 여행할 수도 있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호텔이 ‘코트야드 갸흐 드 리옹(Courtyard Paris Gare de Lyon)’이다. 역에서 나와 도보 2분이면 닿을 수 있는 4성급 호텔로, 적당한 크기의 객실과 뛰어난 대중교통 접근성, 깨끗한 환경 등이 특징이다. 일부 객실에서는 조금 멀리 있지만 에펠탑과 사크레쾨르 대성당을 볼 수 있다. 1층에는 올데이 레스토랑 겸 바로 활용되는 공간과 프랑스 간식을 구매할 수 있는 아담한 규모의 마켓도 있다.

이 호텔에서 머물면서 가보면 좋을 곳으로는 블랑제리 유토피(2024년 파리 바게트 1위), 노트르담 대성당(2024년 12월 복원 완료 예정), 생마르탱 운하, 오데옹 & 뤽상부르공원, 바스티유, 마레(Rue au Maire) 등이 있다. 대중교통으로 2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머큐어 파리 센터 에펠 타워 호텔

파리의 랜드마크는? 에펠탑이 그 지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하계 올림픽이 끝난 파리는 왠지 깨끗해진 것 같고, 에펠탑도 유독 광을 낸 것처럼 반짝인다. 한국인 여행자들(특히 허니문)이 선호하는 에펠탑 근처 호텔은 풀만(Hôtel Pullman Paris Tour Eiffel)이지만, 가성비를 생각하면 머큐어 파리 센터 에펠 타워 호텔(Hôtel Mercure Paris Centre Tour Eiffel)이 정답이다.

객실에서 에펠탑이 보이지 않을 뿐, 호텔을 나오면 바로 앞으로 에펠탑이 우뚝 솟아 있다. 도보 5분이면 에펠탑 바로 아래 서 있을 수 있고, 센강과 비르하켐(Pont de Bir Hakeim) 등에서 에펠탑을 감상할 수 있다. 비르하켐역과 파시(Passy)역을 오가는 메트로도 에펠탑을 조망하는 특별한 지점이다. 게다가 호텔에서 도보 3분이면 베르사유궁전, 쁘띠팔레, 오르세 미술관 등으로 가는 RER C(Champ de Mars Eiffel Tower역) 열차에 탑승할 수 있다. 파리 도심 여행에 꽤 적합한 호텔인 셈이다.

호텔은 필요한 것을 두루 갖췄다. 객실 크기는 2명(28인치 캐리어 1개, 24인치 캐리어 1개 충분히 펼칠 수 있음)이 머물기에 적당하고, 뽀송뽀송한 침구가 있고, 피로를 풀 수 있는 욕조를 갖췄다. 다른 장점도 있겠으나 이 호텔은 에펠탑+대중교통 접근성 두 가지만으로 충분히 투숙할 가치가 있다. 조식의 경우, 유럽에서 중요한 사항은 아니다. 호텔에서 나가기만 하면 빵집과 카페가 널려 있기 때문이다. 10유로 선에서 따뜻한 달걀 요리와 빵, 커피를 즐길 수 있으니 조식 추가는 크게 권하지 않는다.

파리+

파리에서 가장 맛있는 플랑

밀레앙

파리 바게트와 함께 외워야 할 공식이 하나 더 있다. 파리 플랑, 그리고 밀레앙이다. 파리가 속한 일 드 프랑스(Île-de-France) 지역에는 재밌는 대회가 있다. 매년 최고의 바게트, 크루아상, 플랑을 뽑는 Le meilleur (baguette·croissant·flan) d'Île-de-France 행사다. 한국인 서용상 대표가 파리에서 운영하는 밀레앙(Mille et Un)은 2023년 대회에서 최고의 플랑으로 꼽혔다. 소위 국뽕을 완전히 지우고 봐도 밀레앙의 플랑은 정상급 맛이다.

플랑은 무엇일까? 풍부한 바닐라 향, 적당한 당도, 바삭한 페이스트리가 매력적인 디저트로, 프랑스에서는 국민간식으로 통한다. 많은 현지인이 이 플랑에 대한 추억 하나 정도는 있을 정도로 흔히 즐기는 디저인트데, 이방인의 손맛이 이들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올해에는 크루아상으로 10위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한국식 꽈배기와 팥빵, 팥빙수 등을 판매하고, 바게트와 크루아상, 마들렌, 샌드위치 등 프랑스 전통 빵을 판매한다. 한국과 프랑스를 넘나드는 독특한 불랑제리인 셈이다. 빵과 디저트를 한가득 사서 뤽상부르공원(Jardin du Luxembourg)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추천한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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