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부 강등이 확정된) 6년 전은 정말 악몽이었습니다. 반대로 돌려줄 수 있다면 올해 위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지 않을까요?”
프로축구 제주 SK 임직원들과 선수들은 2019년 11월 24일을 잊지 못한다. K리그2(2부)로 추락이 확정된 날이다.
제주는 그해 마지막 홈경기에서 수원 삼성에 2-4로 패배해 꼴찌로 첫 2부 강등이 확정됐다. 다행히 제주는 이듬해 K리그2 우승과 함께 1부(K리그1)로 승격했지만 그 충격이 가볍지는 않았다. 그리고 6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한 번 강등의 위기에 처한 제주가 옛 ‘악연’을 풀어낼 길이 열렸다.
30일 울산 HD와 최종전만 남긴 제주가 최소 무승부로 11위를 확정지을 경우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만날 상대가 수원으로 확정됐다. 제주가 다시 2부에서 1부로 올라와 고군분투하는 사이 수원이 2023년 2부로 강등됐다. 수원은 2부에 머문지 2년째인 올해 2위로 당당히 승강 PO 티켓을 손에 넣었다. 제주만 12위로 밀려나지 않는다면 두 팀은 다음달 홈 앤 어웨이로 1부에 뛸 자격을 다투게 된다.
제주가 승리한다면 복수극의 완성, 거꾸로 수원이 승리한다면 Again 2019가 된다. 제주에서 가장 어깨가 무거울 선수는 역시 ‘주장’ 이창민이다. 이창민은 핵심 전력일 뿐만 아니라 6년 전 강등이 확정됐던 순간 선발로 출전했던 선수로 유일하게 제주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다. 당시 이창민은 종료 직전 경고 누적에 따른 퇴장으로 실망을 안겼다. 이번엔 다른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그러나 수원은 제주에 미안한 감정은 여전하지만 이번에도 승리는 자신의 몫이라 자부한다. 수원은 무늬만 2부일 뿐 전력은 오히려 어설픈 1부보다 낫다. K리그2 최다골(76골)을 자랑하는 화끈한 공격은 제주를 압도할 만 하다. 일류첸코과 세라핌(이상 13골), 김지현(12골) 등 삼각 편대는 제주가 경계할 대목이다. 제주가 유리 조나탄(13골)의 분투에도 K리그1 최저득점(39골)에 신음하는 것과 비교된다. 수원은 한 달 가까이 승강 PO만 집중한 터라 최종전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제주보다 준비도 잘 됐다. 변성환 수원 감독은 “이길 수만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을 정도다.
또 하나의 승강 PO에선 유독 처음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 K리그2 준PO를 시작으로 PO 그리고 승강 PO까지 이어지는 여정에 이 무대를 경험하지 못한 팀들이 많다. 1부만 살펴본다면 3년 연속 챔피언에 올랐던 울산 HD가 제주에 패배한다면 10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 ‘디펜딩 챔피언’의 강등권 추락은 초유의 일이다. 올해 우승을 확정한 전북 현대도 지난해 승강 PO로 밀려났지만 직전해 성적은 4위였다. 노상래 울산 감독은 (승강 PO 없이 1부 잔류를 확정짓는) 9위로 시즌을 마치는 게 마지막 자존심이라는 의미로 “올해 가장 중요한 한 주”라고 강조했다.
K리그2 PO에 선착한 부천FC도 반대로 긍정적인 의미의 첫 도전이다. 시민구단의 한계로 큰 돈을 쓰지 못했던 부천은 올해 승격을 위해 우승컵도 버렸다. 부천은 지난 8월 코리아컵(FA컵) 4강에 올랐지만 벤치 멤버들만 투입하며 정규리그에 공을 들였고 마침내 승격의 가능성을 잡았다. 부천이 30일 PO에서 승리한다면 첫 승강 PO에 올라 첫 승격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서울 이랜드FC는 불운과 싸워야 한다. 이랜드는 매년 승격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창단 10년째였던 지난해는 불운 그 자체였다. 이랜드가 처음 승강 PO에 올라 만난 상대가 하필이면 체급이 다른 전북이었고, 1~2차전 모두 1-2로 졌다. 이랜드는 올해도 승강 PO에서 만날 상대가 울산으로 결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운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승강 PO라는 특별한 무대를 경험했던 선수들이 올해도 주축이라는 사실이다. 준PO와 PO를 넘어 승강 PO까지 오른다면 기적이 일어날지 모른다. 김도균 감독은 “지난해 승격PO 경험이 준PO를 할 때 상당한 힘이 될 것”이라며 “올해는 1부에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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