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 공간 따로 조성 불가피
공동주택으로 비용 증가 지적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번 주 중 서울 용산구 관저에서 사저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로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인근 주민들은 경호와 시위 등으로 소란스러워질 것을 걱정했다. 아크로비스타가 공동 주택인 만큼 경호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7일 아크로비스타 단지 안은 고요했지만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은 윤 전 대통령의 복귀가 두렵다고 했다. 서초경찰서가 4일 아크로비스타 주변 윤 전 대통령 지지 단체와 진보 단체 집회 신고를 제한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복귀하면 언제 시위대가 들이닥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단지에서 반려견과 산책 중이던 거주민 A(61)씨는 “(윤 전 대통령이) 이전에 거주했을 때는 단기간이기도 했고 현직이다 보니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었다”면서도 “이제는 주민들과 이야기해보면 다들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이 직무 초기 6개월간 이곳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출퇴근했을 때는 당선인을 환영하는 분위기였고, 지지자 간 갈등이 고조된 탄핵 후 상황은 다르다는 지적이다.
단지에 거주하는 B(61)씨도 “주변이 많이 복잡해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며 “유튜버, 시위대, 기자들이 와서 시끄러워질까 두렵다”고 했다. 단지 인근의 한 음식점 직원은 “(전직 대통령이) 왜 여기로 와서 난리냐”고 손사래를 쳤다.

대통령이 파면되더라도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호처는 최장 10년간 전직 대통령을 경호하게 된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윤 전 대통령이) 사저로 이동한 후 경호처에서 저희에게 요청을 하면 거기에 맞춰 경찰력을 동원해서 사저 경호도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크로비스타 내부에 경호처의 경호 공간 등을 따로 마련하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관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은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저에는) 전용 엘리베이터와 주차공간이 확보돼야 하고 경호원이 관제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가 있어야 한다”며 “(사저) 바로 옆집을 CP(지휘통제실)로 사용하면서 경호원들이 바로 들어갈 수 있게끔 해야 하는데 옆집에서 허용해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제가 알기로는 (경호에) 139억8000만원인가를 책정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전직 대통령의 2배가 넘는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안승진·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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