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났는데 "차문이 안 열려요"…'전자식 문고리' 퇴출될까

2025-10-05

전기차의 상징과 같은 ‘전자식 도어 핸들’이 안전상 이유로 금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 세계 각국이 숨겨진 형태의 전자식 도어 핸들에 제동을 걸면서다. 전자식 도어 핸들은 주행 중에는 숨겨져 있다, 승객이 타고 내릴 때 돌출된다.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세계 전기차 생산 1위인 중국이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MIIT)는 지난달 30일 전자식 도어핸들을 금지하는 ‘자동차 도어 핸들 규정’ 초안을 발표했다. 초안에 따르면 향후 판매되는 차량은 테일게이트를 제외한 모든 도어에 외부 손잡이를 부착해야 하며 손으로 직접 조작 가능한 최소 60㎜x20㎜x25㎜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또 모든 도어에 기계적 해제 기능이 포함돼야하고, 잠금상태이거나 배터리에 불이 붙었을 경우에도 외부에서 도구 없이 열 수 있어야 한다는 조항도 추가됐다.

MIIT는 의견을 수렴한 뒤 신차는 규정 발효 후 7개월 이내에, 안전 승인을 받은 기존 모델은 규정 발효 후 19개월 이내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혹은 내후년부터 중국산 신차에선 전자식 도어핸들이 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MIIT는 “자동차 도어 핸들의 안전 성능을 높여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이같은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전자식 도어로 인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중국 산시성의 한 고속도로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AITO)의 M7플러스가 추돌 사고 후 화재에 휩싸였지만, 자동 잠금 해제 기능 미작동으로 도어 핸들이 열리지 않아 일가족 3명이 차량에 갇혀 사망했다. 2023년에는 칭다오에서 사고 발생 후 구조대가 숨김형 전자식 도어 핸들을 열기 위해 주변 패널을 뜯느라 구조가 지연됐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도 지난달 16일부터 2021년식 테슬라 모델Y의 전자식 도어 핸드 결함에 대해 예비평가 조사를 시작했다. 전자식 도어핸들이 작동하지 않아 어린이가 차량에 갇히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경각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자식 도어 핸들은 공기저항을 줄여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5㎞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테슬라를 시작으로 다양한 전기차에 적용됐다. 디자인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아 내연기관차에도 일부 적용되는 추세다. 하지만 전자식이기에 동력이 전달되지 않으면 돌출되지 않는다. 추돌사고 시 자동으로 돌출되거나 잠금이 해제되도록 설계됐지만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위험성도 동시에 제기돼왔다.

이에 폭스바겐은 전자식 도어 핸들을 자사 차량에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테슬라도 전자식과 기계식을 결합한 신형 도어 핸들을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전자식 도어 핸들 금지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규제가 도입되면 국내 규제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전기차 문 개폐 문제가 다수 발생해왔기에 규제 당국이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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