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부채 규모 2024년 7조원 넘어
무임승차손실액 급증 등 영향
누적적자 18.4조원으로 증가
“市 차원 부채 감축 대책 시급”
누적적자 18조원을 넘긴 서울교통공사가 지난 2년 반 동안 낸 부채 이자만 257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재정 악화로 부채가 늘면서 이자 부담도 함께 불어나는 실정이다.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채권자인 대형 보험사나 시중은행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시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5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곽향기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공사가 진 총부채 규모는 7조833억원이다. 2019년 5조3307억원, 2020년 6조2535억원, 2021년 6조6072억원, 2022년 6조5570억원, 지난해 6조8322억원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 올해 7조원을 넘겼다.
공사는 지난 2년6개월간 2조5761억원의 부채를 상환했는데, 같은 기간 부채 이자로만 2570억원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 세금이 공사의 부채 빚 탕감에 쓰인 셈이다.
재정이 지속해서 악화함에 따라 공사의 부채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5년간 연평균 공익서비스로 인해 발생한 손실만 80.8%에 달한다. 특히 무임손실금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 국가보훈대상자 등의 무임승차를 허용하고 있지만, 손실액 보전을 하지 않아 공사가 모두 부채로 떠안고 있다. 2021년 2784억원이던 무임손실금은 2022년 3152억원, 지난해 3663억원으로 늘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무임승차 손실액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올해 1월 출시한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권 ‘기후동행카드’로 인한 손실도 부담 요인이다. 기후동행카드에서 발생하는 손실분은 서울시와 공사가 50%씩 부담한다. 지난 9월까지 410억원의 운송손실이 발생했는데, 이 중 절반을 공사가 나눠 가져야 하는 구조다. 일각에서 기후동행카드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서울시가 공사 부채로 교통복지를 실현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공사는 당장 내년 만기인 공사채를 갚기 위해 3430억원의 빚을 또 낼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차입 기간 10년 이내의 지방공사채 발행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의회 보고와 행정안전부·서울시 승인을 거치면 내년 공사채 발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사의 누적적자는 지난해 18조원을 넘기고 올해 6월 기준 18조4135억원까지 불어났다.
행안부는 올해 8월 공사를 ‘부채중점관리기관’으로 지정해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공사는 재무·부채관리계획을 수립·공시해야 하고, 분기별로 서울시를 통해 이행실적을 행안부에 제출해야 한다.
곽 의원은 “서울시의 교통복지 실현은 적극 찬성이지만 공사한테 무임승차, 기후동행카드 등의 손실액이 전가되는 순간 시민 세금이 부채 이자를 갚는 데 쓰인다”며 “시민에게 떳떳한 교통복지 실현을 위해서라도 서울시가 무임승차 손실에 대한 국비 지원 입법을 촉구하고 공사 부채감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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