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권고사직 카드를 꺼냈다. 올해 초 새롭게 취임한 김범석(오스틴 김) 대표 체제에서 비용 절감과 조직 효율화를 위한 본격적인 구조조정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권고사직 절차를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권고사직 대상 직원에게 기존 퇴직금 외에 3개월치 급여를 추가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확한 인력 감축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권고사직은 회사가 저성과자 등 특정 직원에게 자발적 퇴사를 권유하고, 직원이 이를 수용하면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제도다. 직원은 이를 거부할 수 있지만, 회사가 권고사직 제안을 거부한 직원에 대해 부서 이동, 직무 조정, 급여 조정 등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어 내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권고사직의 배경으로는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현금 유동성 압박이 꼽힌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은 약 4조 3,22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5% 증가했지만, 비용은 약 3조 6,819억 원으로 35.6% 급증하며 영업이익률이 급락했다. 결국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비용 증가가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비용 절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대규모 현금 지출까지 겹쳤다. 회사는 2023년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에 약 4,127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고, 지난해에는 약 5,372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했다. 또한 신사옥 건설에 따른 투자까지 진행되고 있어 현금 유동성 압박이 심화됐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회사는 단기적으로 현금 흐름을 개선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한 카드로 권고사직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소규모 인력 감축을 진행한 정황도 포착됐다. 실제로 직원 급여 총액은 2023년 약 4,527억 원에서 2024년 약 4,472억 원으로 오히려 1.2% 감소했다. 물가 상승 속에서 직원 급여가 줄어든 것은 신규 채용을 억제하거나 소규모 인력 조정을 이미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퇴직위로금(희망퇴직금)의 급증 역시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이 진행됐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퇴직위로금은 같은 기간 2.2억 원에서 5.1억 원으로 131%나 증가했다. 즉, 이번 권고사직은 지난해 시작된 소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단계로 해석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번 권고사직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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