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대표적 반체제 밴드 ‘푸시 라이엇’(Pussy Riot) 멤버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공연과 뮤직비디오 제작을 이유로 러시아 법원에서 궐석재판 끝에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6일(현지시간) 롤링스톤 등 외신에 따르면 푸시 라이엇 멤버 5명이 허위 정보 유포 혐의로 징역 8∼13년형을 선고받았다.
푸시 라이엇은 2022년 12월 ‘엄마, TV 보지 마세요(Mama, Don’t Watch TV)’라는 뮤직비디오를 공개해 러시아군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지난 4월 독일 뮌헨 공연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상화에 소변을 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현재 해외에서 활동 중인 멤버들은 러시아 법원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으나, 모스크바 바스만니 지방법원은 궐석 재판을 진행해 이들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푸시 라이엇 멤버들은 대리인을 통해 혐의를 부인하며 “정치적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엄마, TV를 보지 마세요'의 작사가인 버코트는 “우크라이나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며 푸틴은 헤이그 전범 재판소에 서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푸시 라이엇은 2011년 결성된 여성 록밴드이자 퍼포먼스 그룹으로, 2012년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 성당에서 ‘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라는 곡을 공연했다가 체포·구금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당시 멤버 중 2명이 2년간 복역한 뒤 2013년 말 석방됐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푸틴의 ‘반동성애법’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다 경찰이 채찍을 사용해 진압하는 장면이 국제적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이들은 미국 경찰의 흑인 과잉 진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여성혐오 발언 등을 겨냥한 영어 노래를 발표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혔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는 경기장에 난입해 경기를 중단시키며 다시 한 번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멤버 중 한 명은 프랑스 대표팀의 킬리안 음바페와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