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 환자에겐 가혹한 가을… “일교차·꽃가루·건조한 바람 ‘삼중 자극’ 주의” [헬시타임]

2025-10-10

가을은 비염 환자에게 봄 못지않게 힘든 계절이다. 큰 일교차와 건조한 바람, 돼지풀·쑥·환삼덩굴 등 잡초류 꽃가루가 동시에 몰리며 증상이 악화된다.

1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철(9~11월) 알레르기 비염 환자 수는 362만 9740명으로 봄철(3~5월) 362만 823명보다 오히려 더 많았다. 성인 약 5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은 진단을 받는 추세로 반려동물 양육 증가, 대기 오염, 기후변화로 인한 꽃가루 시즌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비염은 비강 점막의 염증으로 코막힘과 콧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단순 감기처럼 여기기 쉽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부비동염, 중이염, 결막염으로 번질 수 있고 수면장애·두통·집중력 저하로 삶의 질이 떨어진다.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흡입성 알레르겐에 노출될 때 나타난다. 국내 알레르기 비염의 주요 원인은 집먼지진드기·반려동물의 털과 비듬·곰팡이·계절성 꽃가루 등이다. 특히 가을철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은 대기 중 꽃가루 농도를 높여 증상을 심화시킨다. 반려동물의 털이나 타액, 배설물 입자도 공기 중을 떠다니다 비강으로 들어와 증상을 유발한다. 환기와 청소를 자주 하지 않거나 침구류 세탁을 소홀히 할 경우 실내 알레르겐이 빠르게 쌓여 비염이 악화될 수 있다.

대표적인 4대 증상은 △코막힘 △재채기 △맑은 콧물 △코 가려움 등이다. 이 중 재채기와 콧물은 아침에 심해졌다가 오후에 완화되고 코막힘은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감기와 달리 발열은 거의 없고 알레르겐에 계속 노출되면 증상이 수주 이상 이어져 감염성 비염과 구분이 필요하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장기화되면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문진을 통해 가족력과 생활환경, 반려동물 노출 여부를 파악하고 비내시경으로 비점막 상태를 확인한다. 이어 혈청 검사나 피부반응 검사를 통해 원인 알레르겐을 찾으면 생활습관 관리와 치료 전략을 조정할 수 있다.

치료는 △알레르겐 회피 △약물요법 △면역요법 △수술요법 등을 단계적으로 적용한다. 비강 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와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치료의 기본이며 필요 시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나 항콜린제 비분무제 등을 병용한다. 면역요법은 원인 항원을 점진적으로 투여해 면역 관용을 유도하는 근본 치료로 3~5년 이상 꾸준히 시행해야 효과가 크다. 구조적 문제가 있고 약물치료에도 코막힘이 지속되면 수술적 치료도 고려된다.

서민영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가을은 큰 일교차, 건조한 바람, 잡초류 꽃가루가 겹치는 삼중 자극의 계절”이라며 “비염이 반복되는 환자는 증상이 심해지기 전 병원을 찾아 약물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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