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집회가 지난 주말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가운데, 집회 현장에는 아기자기한 캐릭터 의상이 등장해 군중들은 물론 양당 정치인의 이목을 끌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노 킹스 집회에서는 다양한 의상이 등장했다. 수도 워싱턴에서는 인기 애니메이션 ‘슈퍼배드’의 주인공 미니언즈와 개구리, 닭 모양의 의상이 포착됐으며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상어 모양의 의상을 입은 집회 참여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단속과 군대 배치를 규탄했다.

이러한 의상은 공화당이 노 킹스 집회를 ‘미국 혐오’ 집회로 묘사하고, 시카고와 포틀랜드 같은 민주당 지지를 받는 도시들이 범죄로 가득 차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을 반박하는 차원에서 등장했다.
정치권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이러한 모습을 주목했다. 사미르 카날 민주당 소속 포틀랜드 시의원은 전날 연설에서 “우리에게는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닭과 개구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집회 참여자들이 끊임없이 자신들을 더욱 어리석게 보이게 만들 방법을 찾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비꼬았다.
정치 전략가들은 이런 접근방식이 트럼프 행정부에 항의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평가한다. 마이크 넬리스 민주당 전략가는 “바로 그 어리석음이 핵심”이라며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사람들은 ‘민주당 지지 성향 도시는 무법천지’라고 주장하는데, 거기에 맞서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테리 설리번 공화당 전략가 또한 “시각적 사례를 제시하면 시위 현장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면서, 화난 사람들이 돌을 던지는 모습처럼 보이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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