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선]토종 클라우드 업계, 위기는 곧 기회

2025-01-12

올해 국내 클라우드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 기업 위주였던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외산 클라우드 업계가 발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공 시장 진출 필수 요건인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을 획득했다. 조만간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등 글로벌 주요 기업 인증 획득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글로벌 기업 진출을 막아왔던 장벽이 사라진 셈이다. 외산 기업에는 기회이지만 토종 업계에게는 위기가 닥쳤다.

토종 클라우드 기업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공공에 주력했던 전력을 민간 기업, 금융 등 신규 시장으로 돌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특히 올해는 기회를 포착하고 위기를 발판삼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는 해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고환율 상황은 토종 업계에 기회가 될수도 있다.

한 AWS 국내 고객사는 지난해 말 월 이용료 청구서를 받고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한 달 대비 이용료가 20% 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량은 그대로인데 환율이 오른 탓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고환율 기조가 연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AWS 고객사도 한정된 예산에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입장이라 고환율 기조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나 올해 상당수 기업이 정치 불확실성 속 경제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어 비용 절감은 필수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올해 멀티 클라우드 시대가 본격 열릴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고환율이라고 하더라도 고객은 여전히 주요 시스템은 AWS에서 사용하길 바란다. 대신 홈페이지 등 보안성이나 중요도가 비교적 낮은 시스템은 굳이 고가의 외산 서비스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멀티 클라우드 선택지로 국산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미 국내 주요 클라우스 관리서비스 제공사(MSP)들은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토종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토종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도 예전에 비해 높아졌다. 토종 클라우드 사업자가 지난 몇 년간 공공 외 시장에 꾸준히 문을 두르린 덕분이다. 금융, 대기업 등에서 토종 클라우드를 채택하는 비율도 여전히 미미하긴 하지만 조금씩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DC가 공개한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 시장 점유율에서 AWS가 1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삼성SDS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뛰어넘었고 네이버클라우드와 KT, NHN클라우드 등 국내 CSP가 상위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공공 시장도 마찬가지다. 외산이라는 선택지가 새롭게 생겼다고 공공이 무조건 외산을 선택할 것이라는 패배감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공공도 외산이 제공하지 못하는 특화 서비스 제공으로 전략을 새롭게 짜면된다. 공공이 수 많은 선택지 중에 국산 서비스를 택할 수밖에 없는 혜택이나 차별점을 마련하면 외산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토종 클라우드 업계가 쌓아온 실력과 전문성을 발판으로 한 단계 도약할 한 해가 될 것이란 희망을 갖고 이를 증명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