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타석에서 3홈런을 때린 것 이상의 긍정적 의미.”
KT 외국인 강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는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다. 개막 이후 8경기(3월)에서 1할대 빈타(27타수3안타)에 허덕였다. 4월 첫 경기인 지난 2일 LG전에서 시즌 첫 아치를 그리며 돌파구를 마련하는 듯했지만, 시원하게 불이 붙지는 않는다.
로하스가 약 5년 만의 한 경기 좌·우 타석 홈런으로 슬럼프 탈출의 계기를 마련했다.
스위치타자인 로하스는 지난 19일 고척 키움전에서 1회초와 5회 좌·우 타석에서 홈런을 날렸다. 로하스는 1회 우완 선발 김선기를 상대로 좌타석에서 선두타자 홈런을 날렸다. 볼카운트 1B 2S에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높은 직구를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로하스는 개인 통산 두 번째 선두타자 홈런으로, 시즌 2호 포를 기록했다.
로하스는 또 5회 무사 2루에서 좌완 손현기를 상대로 중월 투런포를 날렸다. 무사 2루에서 우타석에 들어선 로하스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시속 147㎞의 낮은 직구를 퍼올려 큼지막한 타구(비거리 130m)를 날렸다. 로하스는 한 경기 멀티홈런은 지난해 9월12일 수원 NC전 이후 219일 만이다.
이번 시즌 전까지 KBO리그에서 5시즌 동안 통산 164홈런을 날린 로하스는 2020시즌 7월21일 수원 LG전에서 KBO리그 역대 4번째 ‘좌·우 타석 연타석 홈런’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경기 포함 한 경기 좌·우 타석 홈런은 로하스의 개인 5호다. KBO리그에서 역대로 12번 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인데, KT에서만 6차례(로하스 5개, 조일로 알몬테 1개) 나왔다.
로하스는 17일 만의 홈런과 멀티홈런 보다 좌·우 타석에서 뽑은 홈런이라는 점에서 만족감을 내비쳤다. 로하스는 “좌·우 타석에서 홈런을 때린 느낌이 좋았다. 스위치 타자로서 양 타석에서 홈런을 때렸다는건 타격 밸런스적으로 좋다. 자타로 3홈런을 때릴 때보다 좋다”고 말했다.
이날 4타수3안타(2홈런) 1볼넷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지만 로하스의 시즌 타율은 2할대 초반에 그친다. 3할2푼이 넘는 KBO리그 통산 타율을 자랑하는 로하스의 방망이가 이렇게 침체된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의 슬럼프를 지나고 있다.
로하스는 이날 홈런이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내비치며 “타격 부진에 빠져 있을 때도 나보다는 팀이 승리하는데만 집중했다”며 “아마 2019시즌 초반에도 이런 분위기였는데 잘 마쳤다”고 기억했다. 로하스는 2019시즌에 타율 0.322에 24홈런 104타점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는 “자신감을 높게 유지하는데 중요하다. 야구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그런 마인드컨트롤이 중요하다. 동료들과 감독님, 팬들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있다”며 “경기 전에도 감독님이 중요한 선수들(강백호, 에이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1군 제외)이 빠지지만 부담을 갖지 말고 하던대로 준비를 잘해달라고 하셨다”며 감사를 전했다.